관세 폭탄 속에서 피어나는 협상의 꽃
트럼프의 협상 카드: 관세 폭탄 속에서 피어나는 협상의 꽃
미국 뉴욕증시가 4일 일제히 상승하며 무역전쟁의 역설적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10% 추가 관세를 발효시킨 직후에도 시장은 오히려 "협상 테이블 복귀" 기대감에 반등했다. 이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의 전형을 보여주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극한 변동성 100일"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함을 시사한다.
1. "10% 관세의 속뜻": 협상용 허세 vs. 경제적 실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가한 10% 관세는 지난 5월 멕시코·캐나다에 위협한 60% 관세와 달리 의도된 '협상용 관세'로 해석된다. 중국이 즉각 보복 조치를 발표했지만, 관세 발효 시점을 10일로 유예한 것은 협상 창구를 남겨둔 신호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이 지적했듯, "시장이 2018년 1차 무역전쟁 충격을 학습하며 과도한 패닉을 억제하고 있다"는 분석은 중요하다. 트럼프의 관세 발사는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술적 돌출이며, 중국 역시 이제 "협상 없이 관세만으로는 해결 불가"라는 냉정한 계산을 시작했다.
2. AI 테크 주도의 '분리 상승': 시장의 선택적 낙관론
팔란티어 24% 급등, 엔비디아·나스닥 강세는 시장이 "AI 산업의 초국경적 성장성"에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클라우드 서비스 등 디지털 인프라 관련주는 관세의 직접적 영향을 덜 받으며, 오히려 글로벌 AI 경쟁 심화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무역전쟁이 첨단 기술 패권 다툼으로 진화할수록 "디지털 무역장벽" 리스크가 커질 것임을 암시한다. 한국 증시에서도 개별 업종(반도체·배터리)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분리 상승할 전망인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의 산업별 재편 전략이 필수적이다.
3. "협상 게임의 함정": 트럼프 100일 변동성 법칙
역대 트럼프 정책 발표 초기 100일은 극단적 시장 등락이 반복되는 기간이었다. 2017년 1월 취임 직후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다우지수가 2% 급락했다가 2주 만에 회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이 경고한 "변동성 확대 대비"는 이런 역사적 패턴을 반영한다. 중국과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트럼프의 예측불가한 트윗 한 줄에 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4. 투자자 경고: "패닉셀링은 지옥행 급락의 지름길"
"관세 소음 속 신호 포착": 협상 진전 시 중국 내수 수혜주(반도체·화학)와 미국 기술주(AI·5G)에 집중할 것.
"유동성 관리 철칙": 단기 변동성 대비 현금 비중을 20% 이상 유지하며, 점진적 평균매입법(DCA) 활용.
"실적 현미경 분석": 국내 증시에서 KB금융 등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가 지수보다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
결론: 협상의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균형 잡기
트럼프가 중국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은 분명한 성과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래는 쉽게 예지하기 힘들지만, 100일간의 극심한 변동성은 "트럼프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인식해야 한다.
투자자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첫째, "급락은 매수 기회"라는 막연한 믿음보다 "리스크 대비 자산배분"을 우선시할 것.
둘째, 무역전쟁이 바꿀 글로벌 공급망 지도를 예측하며 "포스트 관세 시대의 승자"를 선점할 것.
셋째, 지난 10년간 나스닥의 폭발적인 성장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자세로 "포트폴리오 투자"를 할 것.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트럼프의 다음 공세가 언제 올지 모르는 만큼, 시장의 숨소리를 듣되 그 소리에 휘둘리지 않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