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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nis Kim Jan 14. 2020

단 한 권을 읽어도 제대로 남는 메모 독서법

독서의 레버리지를 높여라.

저자: 신정철


책을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글자를 씹듯 음성으로 읽으며 책을 음미한다. 


아름다운 시는 사람의 목소리로 읽을 때가 깊은 울림을 가져다 준다. 말이 곧 노래가 되었고 시가 되었던 음류 시인의 시대의 흔적은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은 성경의 시편이다. 


문맹이 많았던 시대, 경전이 시와 같은 운율의 전통이 남아 있는 성경, 코란, 불경 역시 통독의 전통이 남아 있다. 특히 코란의 경우 아랍어 음운 규칙이 적용되어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시처럼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나는 책장을 넘길 때의 촉감과 종이가 마찰할 때의 소리까지 사랑한다. 다독을 하기 때문에 책값은 무시못할 수준이다. 그래서 보물창고를 뒤지듯 중고 서점의 서가를 탐험하며 낮선 만남과 설렘을 즐기기도 한다. 


결벽증이 있는지 나는 책을 깨끗이 읽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밑줄과 메모가 있는 경우 중고 서적 구입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의 저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제목보다 더 무서운 '악의 평범성'이라는 묵직한 도발이 다가오는 이 책은 두고 두고 읽고 살펴볼 책이다. 


중고 서점에서 만난 이 책에는 누군가의 빼곡한 메모와 자기 의견, 키워드가 담겨 있었다. 


세월호가 우리 세대에게 던진 화두는 무엇인가?


생각이 없고 감성의 공감이 없는 정부는 어떻게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되는가?


교도소의 잔악한 간수들은 왜 집으로 돌아가면 다정한 아버지가 되는가?


우리가 생각해야할 담론과 이 시대가 잃어버리고 있는 공감의 문제를 누군가는 아렌트의 글에 자신의 의견과 고뇌를 담아 메모했던 것이다. 


나는 이 순간 독서에서 메모를 인정하게 되었다. 



우리 기억력은 유한하다.

20대의 독서에서는 읽은 책은 잘 기억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20대의 나의 프로그래밍 능력을 이길 수 없을 뿐 더러 그리 잘 기억하지 못한다. 


독서의 기억과 사유, 그 배움의 남김을 위해 독서 메모는 멋진 선택이 될 수 있다.



학생일 때 읽었던 교과서의 글과 시는 평생을 가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왜냐면 공부를 위해 쓰고 읽고 메모를 남겼기 때문이다. 독서의 한 과정에서 학습을 위한 글쓰기가 결합되었기 때문에 오래 남는 것이다. 


책은 과거의 현자를 만날 수 있는 타임머신이다. 그 타임머신에서 내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메모 한장이 현자의 돌처럼 나를 더 지혜롭게 만들 것이다.


더 볼 책

빵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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