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만 허락되는 교실이 만든 어른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항상 일치할 수는 없다.
그래도 대부분은 말과 행동의 결을 맞추려 애쓴다.
스스로 납득이 가야 하고, 타인에게도 최소한 모순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특정 주제에 대해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을 확실히 구분한다.
발언 자체를 권리라기보다는 일종의 자격증처럼 취급한다.
예를 들어 보자.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지방대 출신이 한다면,
그는 즉시 '서울대에 갈 능력도 없으면서, 말할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부의 의미 없음’을 말하는 사람이 정작 단 한 번도 큰 부를 가져본 적이 없다면,
그 발언은 진정성보다는 자격지심으로 치부되기 쉽다.
가진 적 없는 자가 무언가의 무용성을 말하면, 그것은 곧 ‘못 가진 자의 변명’으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는 발언권 제한이다.
약간 다른 상황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서울대에 자녀를 보낸 사람이 '서울대는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하면, 이번에는 내로남불이 된다.
또한 막대한 부를 가진 사람이, 그 가치의 허상을 말해도, 위선자가 된다.
경험이 있기에 발언권은 인정되지만, 정작 무슨 말을 해도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는
모순의 덫에 걸리는 셈이다.
1. A를 가져보지 않은 사람은
1-1. A의 문제점을 말할 권한이 제한된다.
1-2. 그는 A를 추구하는 사람이 되거나, 나는 원했지만 못 가졌다는 식의 발언을 해야만 인정받는다.
2. A를 이미 가진 사람은
2-1. A의 안 좋은 점을 말하게 되면, 내로남불이나 위선자가 된다.
2-2. 좋은 점을 말하면, 이젠 오만한 사람이 된다.
2-3. 그래도 경험은 해봤으니 최소한 발언권만큼은 인정된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은 파시즘적 사고방식이 지배하는 사회처럼 보인다.
이미 정해진 정답이 있고, 그 경계선에서 벗어나는 발언은 차단되거나 비난받는다.
못 가진 자는 못 가진 자대로,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입이 막히는 구조다.
내가 진짜 추구하는 삶은 엄청난 부도 아니고, 억지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삶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부를 쌓기 위해 달려가는 삶은 내 바람이 아니다.
그런데 이 단순한 소망조차도, 아직 '부'를 가져보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결국 나는 '부'에 대해 발언권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 말하는 순간조차, 자격지심으로 몰릴 수 있는 것이다.
억울하다 보니 발언권을 얻기 위해, 결국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부'를 추구하고,
나중에 그것을 손에 넣었다고 하자.
그럼 이제 발언권은 얻었지만, 문제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다.
그때는 내로남불이나 위선자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 지도가 무엇을 닮았느냐는 문제였다.
몇몇은 토끼를 닮았다고 했고, 몇몇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했다.
정답은 호랑이였다.
어린 나이에도 나는 그게 억지라고 생각했다.
내 눈엔 허리가 꺾여 척추 신경이 끊어질 듯한 기형적 호랑이보다, 토끼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호랑이만을 정답으로 강요했다.
대한민국의 '애국심'을 위해서였다.
그 순간 나는 어린 나이에도 이는 교육이 아니라 세뇌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런 교육 환경에서 자란 사회 구성원들이 정답과 획일성을 강요하는 권위주의자로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때 느낀 감정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정해진 답안이 있고, 그 틀에서 벗어나면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결국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능력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발언권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원치 않는 길을 달려 위선자로 욕먹을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는 불같은 성격이라 전자를 선택하기 싫다.
무능력자 취급을 받느니 차라리 내로남불이 되는 쪽을 택하겠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가장 최악은 내 삶을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낭비해 가며 채찍질했는데, 결과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다.
발언권은커녕 삶의 의미도 잃은 채,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가는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다 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오늘도 고민한다.
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나의 평안을 지키면서, 동시에 나의 목소리를 잃지 않을 수 있을지를.
치과에서 우리들끼리 (치과의사, 직원, 가끔 환자분께) 쓰는 말 14
임플란트 관련 1
1. 심플이네요.
- 골이식 없이 임플란트 수술하겠다는 말이다.
2. 골이식 해야 돼요.
- 임플란트 수술 할 때, 뼈가 얇거나 얕아서, 골이식재를 임플란트 수술 한 주위로 넣어서 보강하겠다는 소리다.
3. 발치와 보존술로 하죠.
- 이를 뺄 때 골이식을 먼저 해서, 임플란트 수술을 좀 더 수월하게 해 보자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