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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함 Nov 23. 2020

좋은 질문을 던지는,
더함의 열정적인 철학자

[더함피플탐구] 커뮤니티실 커뮤니티디자인팀 서동규 매니저 

[더함 피플 탐구]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소 위대한 것이 탄생한다”(by 생텍쥐페리). 일을 하면서 좋은 동료를 만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있을까요?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며 더함에 다양한 색채와 가치를 더해 가는 사람들을 만나 봅니다.







모니터를 보며 잔뜩 찌푸린 집중의 미간, 책상 위에 쌓인 두꺼운 책들, 퇴근 후엔 다른 모임을 향한 바쁜 발걸음. 오늘은 더함에서 ‘진지함’과 ‘학구열’을 맡고 있으며, 심오하고 근원적인 질문으로 사내 독서모임에서 ‘저자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를 만나고 왔습니다. 조용하게 존재감을 뿜어내는 오늘의 주인공, 커뮤니티실 커뮤니티디자인팀의 서동규 매니저를 소개합니다.


동규 매니저의 진지한 면모는 회사 생활 곳곳에서 묻어나오는데요. 더 나은 더함을 만들기 위해 사내 문화와 관련된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임하는 데서 동규 매니저의 가장 진면목을 볼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좋은 사내 문화’에 대해서 깊게 고민해 온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 지금까지 봐왔던 모습과 인터뷰를 통해 머릿속에 그려진 동규 매니저님의 모습인데요. 동료들의 곁에서 지금처럼 계속 질문을 던져 주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준다면 참 든든할 것 같네요. 






커뮤니티디자인,

커뮤니티에 구성원들의 정체성과 애정을 입히는 일



Q.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현재 더함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저는 커뮤니티실 커뮤니티디자인팀의 매니저이고요, 더함의 사업 중 하나인 위스테이의 공동체와 관련된 일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운영하거나, 입주 예정자들에게 조합의 그간 설립 과정을 정리해서 보여 주는 일 등을 하고 있습니다.지금 위스테이 별내, 지축 두 군데 다 출자금 규모나 조합원 규모로 따지면 굉장히 큰 협동조합이에요. 별내의 경우 491세대, 지축의 경우 539세대이니, 세대별 가족 수까지 생각하면 엄청 큰 거죠. 이 정도 규모의 조합 일을 처음부터 사무국 혼자서 일을 해내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저희 커뮤니티디자인팀이 이사회와 사무국을 보조하고, 더함과 협동조합 간에 파트너십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커뮤니티디자인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다양한 공동체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촉진하는 역할들의 총체를 넓은 의미의 커뮤니티디자인이라 할 수 있어요.


단순히 공간을 설계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받는 것은 굉장히 낮은 수준의 커뮤니티디자인이에요. 이걸 넘어서, 커뮤니티 공간을 우리의 공간이라고 인지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공간의 디자인에 함께 참여했던 사람들 간에 네트워크가 생기고, 이들이 주체적으로 공간을 운영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나요?



건축사회환경공학부를 나왔어요. 입학을 앞두고 학과명을 가만히 보는데, ‘사회’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거예요. 마침 고등학교 때 홍세화 씨와 박노자 씨 책을 읽고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차였거든요. 그래서 막연하게 흥미가 생겼는데, 들어가보니 ‘OO사회OO공학’은 토목공학을 뜻하는 “civil engineering’의 번역이더라고요. 부동산사업개발실의 어경호 팀장님과 같은 케이스죠. (웃음)


전공을 열심히 듣긴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4학년 2학기에 들었던 ‘사회학의 이해’ 수업이에요. 교수님께서 수업을 하시면서 계속 고민하게 하는 질문을 하셨어요. 이슈마다 ‘여기서 주장하는 정의는 무엇이냐. 이 말은 누구의 입장과 관점에서 하는 말이냐’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셨어요. 그리고 “빈곤은 시민권의 제한이다”라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사진 제공: 서동규

▲ 서동규 매니저는 ‘사회’라는 말에 이끌려 ‘건축사회환경공학부'(a.k.a. 토목과) 전공을 선택했을 만큼,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 





시민권 실현에 대한 고민 중 만나게 된 더함



Q.어떻게 더함을 알게 되셨나요?



2016년에 서울시 뉴딜 일자리 공고가 났어요. 거기서 운이 좋게도 ‘청년협업촉진자’로 선발이 됐고, ‘지역협치교육운영단’이라는 사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지금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는 황지성 매니저를 그때 처음 알게 됐는데, 그 인연이 더함 입사까지 이어졌어요. 제가 서울시 뉴딜 일자리 계약이 끝나고, 졸업도 했을 시점에 황지성 매니저가 더함을 소개해 줬고, 더함 인턴으로 입사했습니다. 인턴 기간을 잘 끝냈고, 지금까지 일을 계속하고 있네요.



Q. 더함이 왜 끌리셨나요?



‘지역협치교육운영단’일을 하던 당시에 시민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시민이라는 건 정치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주권을 가진 개인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실제로 시민권이 발휘되는 공간은 적다고 생각했어요. 예컨대, 동 주민센터에 가서 행정 서비스, 민원 요청을 할 때에나 제가 시민이라는 내용이 확인되지, 일상적으로는 내가 이 사회의 시민으로 살고 있다고 명확하게 인식하기가 참 어렵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시민권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을 조금씩 넓혀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걸 위해선 협동조합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무엇보다도 배운 게 일단 건축이고 토목이라 왠지 모르게 더함의 사업이 가깝게 느껴졌고, 대학생 때 동아리 선배들과 주거 공동체를 이뤄 살아본 경험도 있어서 더함에 끌린 것 같아요.



Q.더함에 오길 잘 했다! Best 3



3위- 런던, 바르셀로나 해외 연수✈️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공공시설 사례를 직접 방문해서 탐구하기 위한 해외 연수를 다녀왔는데요, 이 연수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유럽에 가봤어요.  준비 과정에서 조사도 많이 했고, 배운 것도 많았어요. 보조 역할만 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가 직접 선정해서 가본 곳이 세 군데는 되는 것 같아요.

사진 제공: 서동규

▲ 바르셀로나 에스플루게스 시청에서 연대의 공원(Parc de la Solidaritat) 설명을 듣고 있는 서동규 매니저.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던 시간이었다고 한다. 




2위- ‘사회적 경제’, ‘도시에 대한 권리’ 스터디 모임✏️


회사의 방향성, 혹은 내가 처음에 막연하게 더함에 끌렸던 것들이 이때 공부하면서 말이나 글로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터디에 열심히 임해주는 스터디원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았고요.




‘도시에 대한 권리’ 스터디 모임원들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서울 곳곳을 탐방했다. 사진은 세운상가 탐방에 갔던 한때. (사진 제공: 서동규)




1위- 위스테이 조합원 인터뷰


위스테이 조합원분들 중에는 다양한 활동, 운동을 하신 분들이 많아요. 시민사회 단체, 노조, 비영리 기관 등. 근데 그런 배경이 하나도 없는 분이 한 분이 계셨는데, 너무 활동을 열심히 하셔서 이 분을 인터뷰 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 그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서로 논의하며 생각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전문가도 아닌 내가 얘기를 해도 잘 들어주고, 커뮤니티디자인팀이 잘 정리해서 실제 반영이 되더라. 여기서 함께 뭔가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경험이 좋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좋은 피드백은 우리를 춤추게 한다



Q. 나를 힘나게 하는 말! 말! 말!



저희 커뮤니티디자인팀 박성민 팀장님이 일상 속에서도 작은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예를 들어, 제가 뭔가 해서 보내면 ‘고생했다’,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그 뒤는 내가 알아서 정리해서 보내겠다’ 같은 거요. 이런 거 들으면 정말 힘이 나요. 혹은 ‘이렇게 다시 정리해서 보내주면 좋겠다’처럼 정확한 디렉션을 주시는 것도 좋고요.



Q. 좋은 사내 문화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더함의 미션이 회사의 사업 방향에 잘 반영이 되고, 조직문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어야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조직 문화에 대해 늘 고민하고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회사에서 조직문화TF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데, 같이 논의하는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고무적으로 보여요.




서동규 매니저는 건강한 조직 문화 등을 주제로 열린 3월 매니저 워크숍에서 퍼실리테이터를 맡았다. (사진 제공: 서동규)




회사 밖, 애정하는 또 다른 삶



Q. 삶의 낙이 뭔가요?



요즘은 집 꾸미는 게 제 삶의 낙이에요. 이제 혼자 산 지 5개월이 됐어요. 그 전에는 선배들이랑 같이 살고, 동생들이랑 같이 살았거든요. 러그도 깔고, 주말에 커피도 내려 먹고, 친구들한테 받은 포스터도 붙이고… 그렇게 살아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건 참 좋은 거더라고요. 벽에 붙은 포스터, 책장에 꽂힌 책, 곳곳을 꾸며놓은 장식물을 보면 제가 뭘 애정하는지를 알 수 있게 돼요. 아, 그리고 내가 얼마나 정리를 안 했느냐를 보면서 자아의 상태도 알 수 있죠. (웃음)



Q. 회사 근처 최애 맛집 추천해 주세요.



점심에는 한국관 김치찌개, 저녁에는 평래옥! 초계탕에 막걸리를 먹으면 기분이 조크등요.



Q. 회사 밖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소개해 주세요!



2016년부터 민달팽이유니온 활동을 계속 하고 있고, 애정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하다가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에서 활동할 기회가 생겨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민달팽이, 협치교육운영단활동할 때 했던 고민이나 지금 회사에서 커뮤니티디자인팀 일을 할 때나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집 걱정 없이 살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내 삶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우리의 공간을 만들 것인가. 우리의 공간이 없으면 결국 가는 게 술집이고 카페잖아요. 그런 공적인 공간이 없으니까 다 소비로 풀게 되는데, 그러면 이 공간에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통치할 수 없게 돼요. 우리가 다 같이 누릴 공간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며, 그곳의 문화와 구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느냐 라는 질문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포함한 다른 활동도 하고 있는 거죠. 그 활동들에서 직장인이라기보다 더 넓게 개인, 시민으로서 고민을 하고 있는 거고요. 저는 그 안에 더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계속 점검하고 수정해 나가는, 

‘용기 있는’ 더함을 기대하며



Q. 더함의 초기 멤버 중 한 분으로, 더함이 성장하는 모습을 다 보셨는데요, 앞으로의 더함은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주세요.



글쎄요. 방향과 지향을 계속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사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해왔듯, 그걸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부동산 사업인 만큼 공동체에 대한 고민도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추구하는 공동체가 어떤 공동체인가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우리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계속 점검을 하고, 필요하다면 지체 없이 수정할 수 있는 ‘용기 있는 곳’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커리어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본인의 미래에 대한 포부 한마디!



좋은 직업인이 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특정한 전문성을 목표로 하는지는 생각이 잘 안나네요. ‘사람이 되자‘라는 목표만 생각납니다. 지금 하는 일을 잘 하면서 고민을 놓지 않으면 길이 열리고 목표가 보이지 않을까 싶네요.



Q. 매니저님의 인생 비전은 무엇인가요?

말하는게 조금 부끄러운데요. ‘자유로운 개인들의 평등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기쁜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 다양한 얼굴의 억압에서 자유로운 공동체, 사람을 자유롭게 해주는 공동체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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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2020년 5월 14일 사회혁신기업 더함 공식홈페이지에 송출된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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