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2017~2018까지 요양병원 이야기(2018년에 운명)
엄마는 오전 오후 각각 1시간씩 물리치료를 받았다. 매끼마다 약도 먹었다. 물리치료실도 작업치료실, 전기치료실, 한방치료 등 여러 종류의 치료방이 있는데 가장 넓은 공간은 체력 단련하는 헬스장 느낌이었다. 다만 낮은 침대들이 쭉 놓여있는 게 달랐다. 환자들이 눕거나 앉아서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는 왼쪽 전체가 완전 마비였는데, 물리치료사가 손으로 일일이 마사지를 해 주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체력과 기본 휴머니즘이 있어야 이런 일도 가능할 것 같았다. 환자들에게 물리적 치료 뿐 아니라, 마음도 함께 위로해주는 모습에서 자식들보다 나아 보였다.
왼쪽 팔다리의 혈액순환과 근육을 위해 여러 기구들을 사용하는데, 담당 물리치료사들은 엄마 팔이나 다리를 고정시키며 묶을 때 아프지 않냐고 물어보면서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며 운동을 시켜주었다. 엄마가 잠시나마 왼쪽 팔과 다리를 강제적으로나마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몇 가지 치료를 마치고 작업 치료실의 문을 여는데, 울먹이는 목소리의 노랫소리가 들렸다. 한 할머니가 '울밑에 선 봉선화'를 구성지게 부르고 있었다. 고령의 환자임에도 아름다운 음색이 배어나왔다.
자그만 체구의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물리치료사 2명이 할머니 앞에 앉아서 노래에 맞춰 고개를 흔들며 호응하고 있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울면서도 노래를 부르다가 울다가 했다. 물리치료사들이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할머니 괜찮아요. 울지 마세요.”
이번에는 할머니가 ‘고향의 봄'을 부르니까 물리치료사들이 박수로 장단을 맞춰주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할머니는 울먹이면서도 계속 노래를 불렀다.
나중에 할머니의 간병사로부터 들은 정보로 할머니는 예전에 음악 선생님이었는데,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의 보호자가 거의 오지 않는다고 했다. 할머니가 이곳에 온 지는 1년이 되지 않았고, 자식들도 있다고 했다.
외로운 할머니를 돌보는 사람은 간병인이었고, 물리치료사들은 그런 할머니의 몸을 치료하면서 마음까지 돌보는 듯 했다.
할머니를 위해 따뜻하게 호응하는 물리치료사들을 보면서
그들이 직업적으로 재활치료를 한다 해도, 마음까지 돌보는 모습에서 진정으로 치료를 도와주는 것 같았다.
직업으로서 일하지만, 단순히 직업자체를 위해서 이 일은 못 할 것 같다. 매일 아픈 여러 어르신들의 몸을 지압하고 마사지하고 때로는 말벗도 되어주는 모습에서 진심으로 그들이 고마웠다.
*한 줄 요약: 요양병원의 물리치료사들은 기본 체력도 있어야 하지만, 어르신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까지 겸비한다면 몸과 마음까지 치료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