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와 상담 후, 교사의 생각변화
그러던 어느 날 야간 자율 학습(야자) 시간에 지선이가 머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 음악을 듣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순간 선생님은 화가 났다. 당연히 제출해야 할 휴대전화를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거짓말까지 한 상황이었다.
지선이를 교무실로 부를 때까지만 해도 단단히 야단을 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교무실로 걸어가는 동안 생각을 바꾸었다. 지금까지 야단을 쳐 봤는데 변화가 없었으니, 이런 방법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며칠 전 보았던 지선이의 글이었다. 낮은 성적에 비해서 사고력과 문장력이 아주 뛰어났다. 야단을 치는 대신 칭찬을 하게 된 것은 이런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지선이는 반 전체 학생이 보는 앞에서 상을 받았다.
사실 지선이는 중학교 2학년까지만 해도 장래가 촉망되는 아이였다. 과학 영재원을 다닐 정도로 공부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있었고, 과학 경시대회에서 크고 작은 수많은 상을 받아 과학자로서의 꿈도 있었다. 그날 선생님에게 상을 받으면서 지선이는 예전의 자신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 후 지선이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여전히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고, 조금씩 공부를 시작했다.
부모님도 지선이의 변화에 놀랐고, 학원과 과외까지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지선이의 곁에는 칭찬과 격려로 늘 지켜봐 주는 선생님이 계셨다. 그래서인지 성격이 밝아지면서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아졌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곧 학교생활에 대한 적극성으로 이어졌다.
선생님은 지선이 어머니와 상담을 통해 지선이의 성장배경을 알 수 있었다. 지선이는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왔다. 필독서뿐만 아니라 미스터리나 판타지 종류의 책들을 꾸준히 읽어왔기 때문에 문장력이 아주 뛰어났다. 이 작은 재능을 알아본 담임 선생님 덕분에 지선이는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덕분에 평균 6등급이었던 성적이 일 년 후에는 평균 3등급으로 오를 수 있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칭찬이 가진 힘은 엄청나다. 하지만 우리는 칭찬보다 비난이나 야단에 익숙하다. 부정적인 것만을 보려는 경향 때문이다. 이런 경향 때문인지 칭찬을 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어떻게 칭찬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칭찬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착하다", "부지런하다", "열정이 있어서 좋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추상적인 칭찬은 힘을 줄 수 없다. 구체적인 칭찬만이 듣는 사람에게 열정과 에너지를 심어줄 수 있다.
“너, 이번에 글쓰기 잘했더라. 문장력이 아주 좋아. ‘사랑 없는 욕망’ 어떻게 이런 말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니? 그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더니, 글쓰기 실력이 어디 달아나지는 않았구나?”
이렇게 구체적인 칭찬은 듣는 사람에게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지침이 된다.
칭찬을 계기로 지선이는 자신도 잘하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발견할 수 있었고, 덕분에 공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지선이는 그 후 좋아하는 책도 읽고 학원과 과외를 통해 공부의 양을 쌓아 나갔다. 덕분에 대학 입시를 앞둔 지금, 차근차근 공부를 다져가고 있다.
야단을 맞은 아이는 움츠러들고, 칭찬을 들은 아이는 용기를 낸다. 이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