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아이, 독서 잘하는 법1

아이 눈높이에서 독서 시작, 아이와 발 맞추기

by 데레사

산만하면서 책을 싫어하는 초등 남학생


SNS시대는 인쇄매체보다 영상매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성인이나 학생들이 읽기나 쓰기가 잘 안된다. 책보다는 영화를 더 즐겨보고,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이들도 제법 많다. 예전에는 먼 곳에 있는 이들과 편지를 주고받던 시대에는 편지를 쓰면서 고쳐쓰는 과정에서 문장력을 키울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SNS상에서 문자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완결문보다는 구어체이고 은어나 비속어를 쓰기도 한다. 국적도 애매한 신조어를 쓰기도 한다. 이런 환경에서 학생들은 제대로 된 문장을 구사하지 않으니, 완결된 글쓰기도 어려워한다.


이렇다보니 학부모들은 자녀가 책을 잘 안 읽는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 4학년인 재원이도 그런 학생 중의 한 명이었다. 공부나 책읽기에는 관심도 없고, 오직 레고를 조립하거나 카드놀이를 좋아했다. 컴퓨터 게임도 좋아했지만, 거기에 몰입하지는 않았다. 재원 어머니는 초등 4학년이 되면 공부도 약간 어려워진다는 얘기를 듣고 재원이에게 공부의 기본인 책읽기를 시켰다.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해 봤지만, 아이가 책에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내게 상담을 의뢰했다.

재원이는 혼자 수업을 시작했고, ‘책을 싫어하다 보니’ 논술 수업 시스템으로 수업하기에는 좀 무리일 것 같았다. 처음에는 초등 3학년 필독서가 아닌,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주면서 내가 읽어주기도 하고, 아이와 내가 돌아가면서 읽기도 했다.


“선생님, 좀 쉬었다 하면 안 돼요?”

“수업한 지 이제 15분 지났어. 3장만 더 읽고 쉬자.”


재원이는 집중력이 짧았다. 1시간 10분의 수업시간에도 몇 번씩 수업을 쉬어야 했다. 아이가 쉬자고 할 때는 바로 쉬기보다는 이것만 하고 쉬자는 식으로 유도하면 시간을 조금은 더 연장할 수 있다. 무조건 수업을 진행한다 해도 아이가 집중을 못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


수업의 기본 시스템은 독서 전 지도를 재미있게 하고, 아이가 혼자서 책을 읽어 오면 그 책 내용에 관해 교재 활동을 하거나, 책 내용에 대해 토의를 하거나 독후감을 쓰는 활동을 한다. 그런데 재원이는 스스로 책을 읽는 숙제가 잘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아예 수업 중에 나와 함께 책 읽기 활동을 했다. 책 읽기의 흥미를 주기 위해서였다. 읽는 중에 등장인물들의 갈등상황, 심리 등에 대해 얘기를 하거나, 책 내용의 전개를 미리 예견해 보면서 읽기도 했다.


초등4학년 필독서에 '내 친구의 집은 어디 있을까?'를 읽으면서 재원이의 인성도 파악할 수 있었다.

주인공이 친구의 공책을 실수로 가져온 것을 알고 친구의 집도 모르면서 친구 집을 찾아가는 과정이 험난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친구의 집을 찾아헤매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친구를 위해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이 보통 정신과 병원에서 ADHD(주의력결핍장애)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더러는 ADHD가 너무 남발된다거나, 명확한 질병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15년 정도 초, 중,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다보니 다양한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의 여러 유형들을 파악하면서 ADHD로 진단받은 아이들도 만났다. 보통 ADHD라하면 산만하거나 과잉행동의 특성을 보이는 아이들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조용한 ADHD가 과잉충동하는 아이들보다 2배나 많다고 한다. 조용하게 잘 놀거나 문제시되는 행동패턴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재원이도 혹시 그런 경우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재원 어머니, 정말 조심스러운 얘기인데요. 저는 의사가 아니지만,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다보니 ADHD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는데요. 재원이도 혹시 그런 경향이 없잖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 그래도 저도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한번쯤 병원에 검사는 해볼게요.”


재원이 어머니는 나의 얘기를 듣고, 한참 뒤에야 재원이가 병원에 갔더니 ADHD가 맞다고 했다. 그 뒤부터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중이라고 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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