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을 돌아서 간 다레살람(Dar Es Salaam)
짐바브웨 여행을 마치고 (요하네스버그로) 돌아온 우리는 좀 쉬어볼 생각도 않고 바로 탄자니아로 떠났다. 요하네스버그에서 탄자니아까지는 그리 거리가 멀지 않다. 직항 비행기로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으니, 인천에서 삿포로 정도 가는 거리로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비행기 값이 비싸다. 70~80만원대의 왕복 비행기 삯은 가계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었으므로 우리는 좀 돌아가더라도 값싼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그렇게 북부 아프리카의 허브 공항을 노리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를 경유하게 됐다.
조금 우회해서 10시간을 더 날아갔다. 그렇게 고생해서 절약한 금액은 인당 30만원 이상. 직항을 이용했을 경우 요하네스버그에서 1박을 해야 했으므로 호텔비까지 절약한 셈이다.
아디스아바바 공항은 이른 아침부터 북적거렸다. 인천공항 못지않았다.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 중동과 중국을 연결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듯했다. 앉을 수 있는 곳 어디에나 중국인과 아랍인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화장실 앞에는 처음 보는 설비가 놓여 있었다. 오픈된 공간에 놓인 의자와 수도꼭지... 알고 보니 이슬람교도들이 기도실에 들어가기 전에 발을 씻는 용도로 사용하는 곳이었다.
겨우겨우 하나 발견한 침대벤치(정확한 이름이 뭔가요?)에서 쪽잠을 자고 일어나 커피 한잔 마시고 다음 비행기를 탔다.
드디어 탄자니아 다레살람(Dar Es Salaam)에 도착했다. 탄자니아는 우리나라와 무비자 협정 체결국이 아니지만, 입국 비자 제도라는 것을 시행하고 있어 비자받는 일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세관 검사까지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후끈후끈하고 습한 다레살람의 바람이 불었다. 적도와 가까워서 남아공보다 덥다고 생각하니 왠지 진짜 아프리카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항 터미널 입구 주변에는 환전과 로밍 오피스가 늘어서 있다. 우리는 따로 환전을 해오지 않고 이곳에서 달러를 탄자니아 실링으로 바꿨다. 공항에 입점한 오피스였는데도 환전 수수료가 생각보다 저렴했다.
여기서 에피소드. 실수로 100 달러를 더 환전해 버리고 말았다. 이미 바꿔버린 달러를 다시 돌려받는 것은 사실상 실링을 달러로 재환전하는 행위이므로 수수료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환전상에게 물어보니 물건 환불하듯 다시 돌려주었다. 쏘쿨!!
유심까지 사고 우버를 불러 호텔로 이동했다. 탄자니아에서는 다레살람, 잔지바르, 아루샤(세렝게티)를 여행했는데, 우버를 사용한 곳은 다레살람에서만이었다. (잔지바르에서는 렌트카를, 아루샤는 공항 택시와 여행사 픽업 서비스를 이용) 공항에서 우버를 부르면 탑승 장소가 안내되는데, 처음 오는 우리가 어딘지 알 방법이 없다. 주차 안내원이 우버 탑승장을 알려주긴 했지만 길도 모르고 무섭기도 해서 그냥 공항 앞 길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다행히도 곧 나타났다. 우버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약 10km 구간을 2만 실링(약 1만원)에 이동할 수 있었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정체가 매우 심해 거의 한 시간이 걸렸다.
하버뷰 호텔(Harbour View)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탄자니아 여행 요약>
다레살람 → 잔지바르 → 아루샤 → 세렝게티 → 응고로응고로 → 다레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