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의 특이한 제도 : Traffic Register Number
아프리카에서 중고차를 살 수 있을까..
준비하면서도 믿기지 않던 아프리카에서의 중고차 사기. 한국에서도 사기당할까 무서워서 시도하지 못한 중고차였지만 자금 사정상 중고차를 사기로 결심했다. 걱정과 의심 속에 잘 살 수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중고차 딜러 쪽에서 관련 서류는 알아서 처리해준다는 말을 듣고 방심하고 있던 것이 화근이었다.
실제로 딜러 쪽에서 서류 준비를 다 해주긴 한다. 하지만 전문가인 그들도 잘 모르는 외국인 전용 절차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은 TRN.(Traffic Register Number)
TRN은 외국인이 남아공에서 자신의 명의로 차를 등록하기 위해 자동차 구입 이전에 반드시 발급받아야 하는 서류다. 즉 남아공에서 자동차를 사는 과정을 1~4단계로 구분한다고 하면, 0단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TRN 발급이다. TRN은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는 자격에 관한 것인데, 남아공에서 자동차 소유주가 될 수 있는 사람, 자동차 라이선스가 귀속될 수 사람을 구분하자면 아래와 같다.
1) 남아공 시민권자 2) 거주 등록 외국인 3) TRN 발급 외국인
당연히 국제면허증이나 대한민국 여권번호는 남아공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ID이기 때문에 그나마 가장 쉬운 TRN을 발급받아야 한다. 어찌 보면 TRN은 남아공의 어려운 외국인 등록 절차를 우회할 수 있는 친절한 제도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임시 거주 외국인 절차를 중고차 샵 직원도 영주권자인 현지 코디네이터님도 모르고 계실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당연히 몰랐다가 자동차를 사러 가기 1주일 전에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아래부터는 결국 도움받을 사람이 없어 혼자 끙끙거리며 정리한 TRN 발급 정보요, 내 피땀 눈물의 결정체인 것이다.
<주의사항>
1. TRN은 어느 지방정부에서 신청하느냐에 따라서 최대 6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남아공 정부 사이트에 소개되어 있으니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관공서를 통해 사전에 잘 알아봐야 한다.
2. 거주 증명 상의 주소와 TRN 신청 지역이 일치해야 한다.
3. DLTC(드라이버 라이선스 테스팅 센터)에서 신청 및 발급이 가능하나 모든 DLTC에서 TRN을 접수해주지 않을 수 있다. 주정부에 한 군데에서만 접수받는 경우도 있으니 사전에 잘 알아봐야 한다. 내 경우는 집에서 500km 떨어진 곳에서만 가능했다..
4. 나에게 거주증명을 제공해주는 쪽에서 선서 증명서(affidavit)를 함께 써주기는 하는데, 그것과 별도로 TRN 접수 시 경찰서 양식의 선서 증명서를 요구할 수 있다. 따지지말고 시키는대로 하자.. 수틀려서 안 받아주면 손해는 나의 몫.
5. 공식적으로 TRN 신청에는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서류 발급 받아보면 0란드로 나오는 것이 증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영수증을 요구해보면 안 받고 넘어갈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순진하게도 인당 500 란드씩 해서 총 1,000란드를 뜯김..ㅠㅠ)
<TRN 연성에 필요한 아이템들 모음>
① 여권 사본(경찰서 원본대조필)
② 비자 사본(경찰서 원본대조필)
③ 국제운전면허증 사본(경찰서 원본대조필)
④ 한국운전면허증 사본(경찰서 원본대조필)
⑤ 재직증명
⑥ 재직증명에 대한 선서 진술서
⑦ 거주증명 1 (거주지로 기입한 주소 집주인의 공과금 납입 증빙)
⑧ 거주증명 2 (거주지로 기입한 주소 집주인의 선서 진술서)
⑨ 선서 진술서(경찰서 양식, 신청인인 내가 나의 신청 내용에 대해 선서)
⑩ TRN 신청서
<발급받은 TRN..ㅠㅠ>
이제 안심하고 차를 사러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