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나름 모범적(?)으로 살아온 나. 특히 헤어스타일에서 그랬다. 소심소심 열매를 먹고 자란 탓에 자기 자신을 꾸미는 것에조차 눈치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생 때 여자 친구를 만나고서야 비로소 염색을 해본 것이 전부다. 성격은 또 귀찮이즘이 주체적으로 있는 편이라 소심반 귀찮음반으로 군대-졸업-회사까지 수년간을 단정한 뾰족이 머리로 살았다.
그러다가 갑작스레 남아프리카행이 정해졌을 때, (별 연관은 없지만) 머리를 길러보는 것도 같이 정했다.
머리는 자를 데는 있나..?
없을 것 같은데.. 길러보까?
만화에서처럼 좋아하는 배우인 류승범 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내심 그런 헤어스타일이 해보고 싶었었나 보다. 그리고 수개월 정도 기른 뒤에야 간과하고 있던 사실이 떠올랐다.
It's the face, stupid.
내가 듣고 싶었던 말 : 류승범
내가 들은 말 : 버팔로, 자연인, 유XX 여사(필자 모친), 윤창중 전 대변인 등
그렇다고 해도 우리 동네에서 미용실을 갈만한 환경이 아니라(아래 사진을 참고) 남아공에 있는 동안에는 한번 끝까지 길러보려고 한다. 주변인들의 눈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겠다!
* 물론 대도시에는 백인을 위한 헤어샵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