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이스턴케이프 마타틸레
남아공에서도 시골 마을인 우리 동네 마타틸레(Matatiele, Eastern Cape)는 남아공 사람에게도 생소한 시골이지만, 레소토 왕국과 육로로 국경을 접하고 있어 레소토를 향하는 관광객이 더러 찾아오는 곳이다. (B&B인) 우리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여행 브로셔에서 우리 동네 관광 코스를 찾았다. 승마 2시간에 9천원이라는 비현실적인 가격, 그리고 우리 동네 주변에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바로 예약을 해보기로 했다. 장소는 타운에서 8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도로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실제로는 30분이 넘는 여정이 되어버렸다.
아프리카에서 렌터카 여행을 계획 중이신 분이라면, 구글 지도에 '알 수 없는 도로'로 나오는 길은 이렇게 무지막지한 길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이런 길이기 때문에 자동차보다는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더러 볼 수 있다.
우리가 예약한 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어려운 마을 경제를 살리는 일환으로 승마 이외에도 벽화 투어, 마을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사진에 보는 것처럼 굉장히 낙후해서 "케이프타운이 있는 나라랑 같은 나라냐.." 싶은 생각이 들 지경이다. 집 대부분이 정부에서 무상으로 임대해 주는 것들이었다. 씨야봉가씨가 한번 둘러보겠냐고 물어봤지만 그들의 삶을 가벼운 흥미로 훑어보고 싶지는 않아 거절했다.
여하튼 2시간 말 타는 데에 9천원이라는 가격이라니. 가든루트같은 유명 관광지에서 말 한 시간 타려면 여기보다 세배 정도는 비싸게 내야한다. 얼마나 싼 가격인지 알 수 있다.
흔치 않은 중국인들(로 오해받는 한국인들ㅠㅠ)의 방문 소식에 길가는 사람마다 아이고 어른이고 난리가 난다. 위 사진은 지나가던 트럭 아저씨가 가던 길을 멈추며 반갑다고 인사하는 장면이다. (남아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휸다이 포터) 동네 꼬마들에게 몇번이나 인사를 해줬는지 모르겠다. 내가 마을을 구경하러 온 건지 아니면 마을 사람들에게 동양인을 구경시켜주러 온건지.. ㅋㅋ
말을 타고 시원하게 달려가기란 초심자에게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아팠다. 아무튼 그렇게 원 없이 말을 타본 뒤 아픈 엉덩이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