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 재밌는 영화, 디스트릭트 나인
2009년에 개봉한 영화 디스트릭트 나인. 국내에서 흥행 성적은 저조했지만 일단 본 사람들은 높은 평점을 준 영화이다. 남아공의 악명 높았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 아래서 벌어졌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다. 영화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남아공에서 벌어졌던 현실을 어떻게 녹여내었는지 발견하면서 본다면 더욱 꿀재미가 될 것이다.
아파르트헤이트는 인종 차별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던 시기 또는 그와 관련한 일련의 법 체계를 뜻한다. 아파르트헤이트에 관한 여러가지 사건 중 여기서는 디스트릭트 식스 지역 등에서 벌어진 '강제 이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의 대표적인 인종 차별 정책 중 하나가 거주지 분리 정책이다. 1950년에 처음 만들어진 Group Areas Act에 의해 각 인종별로 남아공에서 거주할 수 있는 구역이 정해졌다. 법에 의해 흑인이 거주할 수 있는 구역은 전 국토의 10% 가량으로 제한되었고, 그마저도 주요 경제 중심지는 모두 백인 거주 구역이 되었다. 특히 케이프타운 디스트릭트 식스 지역은 케이프타운의 노른자위 땅이 되어감에 따라 백인들 거주지로 지정된 것이다. 참으로 졸렬 갑인 법이 아닐 수가 없다.
이에 따라 1966년에 주민들의 강제 이주가 시행되었다. 갑자기 삶의 터전을 바꿀 수 없던 흑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근처의 버려진 땅 Cape Flats로 들어가 생계를 이어간다. 백인들은 여전히 흑인의 값싼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 불법 거주민들에게는 자비를 베푼다.
디스트릭트 식스 뮤지엄에서는 강제 이주당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을 수 있다. 실제 피해자가 가이드가 되어 당시의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다. 하루아침에 집이 헐리고 작은 서류 가방 하나에 겨우 챙겨간 집기들과 당시의 집 내부를 재현한 것 등을 볼 수 있다. 그닥 넓지는 않다. 입장료는 성인 40란드(약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