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마타틸레는 아무래도 외진 곳이다 보니 다른 대도시에 비해서 동양인을 좀 더 신기한 눈으로 바라본다. 길거리나 쇼핑몰에서 빤히 바라봄을 당하는 일이 흔한데 운전할 때도 예외는 아니다. 남아공에서는 선팅을 하지 않는 분위기인데,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굉장히 멀리서부터 차 안에 있는 나(동양인)를 알아본다.(이곳 사람들의 시력도 무척 좋은 탓인지) 저어기 다가오는 차 안에 이상한 사람이 타고 있는 것 같다는 촉을 받으신 분들은 가던 길까지 멈춰가며 쳐다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대개 무표정하게 쳐다보기 때문에 처음에는 두려움에 경계했다. 그런데 이곳 생활에도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니 이제는 전혀 무섭지 않아졌다. 그제야 따봉을 날려주는 사람, 당랑권 포즈를 취하는 사람, 니야니야(니하오 인 듯) 하며 인사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난생처음 봤을지도 모르는 실물 동양인에 대해서 자기들끼리 토론하기도 하고 환하게 웃어주기도 한다. 물론 이런 행동들을 인종차별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지만, 이어지는 환하고 선한 미소를 보고나면 그렇게 생각되진 않게 된다.
다시 생각해보면 남아공에 처음 오던 날,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들어서면서부터 두려움에 허둥지둥 댔었다. 모자를 잃어버리고, 강제로 운동화 닦이 서비스를 받은후 돈을 뜯기고(무려 공항 면세구역 안에서).. 이래저래 흑인 사회에 들어온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었다. 그러나 이제는 흑인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순하다는 것을 안다. 이제는 맞따봉을 날릴 만큼 친근해졌다. 이제 "니야"가 아닌 "안녕하세요."만 배워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