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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Sep 26. 2018

[나미비아] 붉은 사막의 유혹, 데드플레이

세계테마기행 따라잡기, 드디어 데드플레이

(주작 무리수 사과드립니다.^^;)


(지난편에 이어서) 오프로드로 10분 정도 더 달려 내렸다. 이제부터는 맨발로 데드플레이까지 들어가는 구간이다. 슬리퍼를 벗고 나미브의 고운 모래 위를 걸었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꽉 차게 들어온다. 이 때 기분이 좋다. 햇빛을 받은 모래는 뜨겁지 않을 만큼만 따뜻했고, 그늘진 모래를 밟으면 차가운 것도 재밌었다.


본격적으로 햇살이 강해지기 시작하니 체력 저질 부부는 곧 힘이 들어졌다. 지친 카케똥이 급기야 사진을 거부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세계테마기행 따라쟁이의 길은 끝날 때까지 방심할 수 없었다.

곧 이런거 나오니까 힘내자!! 우리를 나미비아로 유혹한 세계테마기행 '사막의 유혹, 나미비아' 편에서


자칼의 발자국과 그가 남긴 열매...를 중간중간 발견하며 가다보니 이내 데드플레이에 도착해버렸다. 데드플레이를 마주하고나니 언제 지쳤었냐는듯 힘이 났다.

두둥. 생각보다 조촐해보인다면 기분탓이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았다. 북적북적할 정도는 아니고 사진 찍을 때마다 한두명씩 시야에 같이 들어오는 정도? 나 혼자 나오는 사진을 찍는게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진 왼쪽에 보이는 모래 언덕으로는 무수히 많은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사람 때를 많이 탄 느낌이 나서 보기 안좋았다. 그래도 데드플레이는 충분히 몽환적이었다. 아름다웠다.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이 나무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 사진 찍기 좋다.


데드플레이는 먼 옛날에 모래 언덕이 이렇게 높지 않았을 때(최소 9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차우차브 강이 범람해서 생겨났다. 습지가 된 이곳에 카멜손(Camel Thorn) 나무들이 자랐다. 그러다 기후가 건조하게 변하면서 점차 물은 마르고 사막 언덕은 높아졌다. 하얀 점성반토(Clay Pan)로 변해가는 습지에 뿌리 내리고 있던 나무들은 그대로 천천히 타들어갔다.


하얀색 호수 바닥과 까만색 나무. 그리고 그들을 감싸는 붉은색 사막까지. 그렇게 '죽음'을 테마로 하는 듯한 자연의 예술 작품이 만들어졌다. 세상 어디에 또 아름다움을 뜻하는 '데드'가 있을까? 데드플레이는 전세계 사진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중의 하나가 되었다.

햇빛의 위치를 잘 계산하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Photo by Frans Lanting)


멀리 그늘에서 기다리던 가이드가 이제 가야할 시간이라고 손을 흔들었다. 어느새 차에서 내리고 두시간이 지나있었다. 가지고 들어간 물은 이미 다 마신지 오래였고 배도 고팠다. 지난 이틀을 하얗게 불태운 데드플레이 여행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데드플레이에서 주차장 가는 길에 보이는 큰 나무마다 피크닉용 테이블이 설치되어있다.
가이드가 주섬주섬 런치 박스를 꺼냈다. 빵, 치즈, 야채, 요거트, 시리얼, 커피 등


나미비아 전체 여행일정은 ‘나미비아로 떠나자!!’에서 확인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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