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한국으로 보내는 편지
카케똥의 베스트프렌드를 닮은 아야세 하루카님(유명 배우)이 몰래 소포를 보낸지도 어언 3개월. 늦어도 한 달이면 갈 거라는 한국 우체국의 안내를 믿는 게 아니었다. 여기는 아프리카에서도 시골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석 달째 되는데도 오지 않는 것은 좀 이상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타운에 있는 우체국에 무작정 찾아갔다. 확인증 같은 것은 없었지만 직원분이 여권 이름으로 조회해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커다란 상자를 하나 들고 나오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알고 보니 소포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와있었다. 지금 사는 곳의 주소를 PO BOX(우편 번호 주소) 형식으로 적었더니 집으로 가져다주지 못하고 우체국으로 가버렸던 것이다. 왔으면 왔다고 연락 좀 해주지... (남아공 주소는 PO BOX 와 STREET 두 가지 방식으로 적는다.)
집까지 가는 시간을 못 기다리겠어서 받은 자리에서 바로 소포를 열었다. 열자마자 보이는 이쁜 조카들의 그림 편지. 삐뚤빼뚤 그린 "이모 삼촌 사랑해요." 카케똥은 그만 울고 말았다고 한다. 베스트프렌드답게 아이들에게도 카케똥은 베스트 이모가 됐다. 덕분에 대린나 삼촌도 묻어가고 있다. 요새 머리를 기른 후 영상통화를 몇 번 했더니 삼촌의 머리도 길게 그려주었다.
무려 세달이나 지나서야 받은 소포. 그러나 혹시 남아공에 소포를 보낼 분들께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이고 싶다. 큰 도시에 계시는 한인분께 들은 바로는 대도시면 2주~한달 이내에 도착한다는듯 하니... ^^;
사랑하는 친구에게
무려 한 달 전에 도착했었다니ㅜㅜ
품목 하나하나 나와 상관없는 것들이 없더라...
내가 사랑하는 것들... 떡볶이, 과자, 라면,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조카들의 그림편지까지....
장을 보며 소포에 들어갈 내용물을 엄선하면서 애썼을 너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
고심 끝에 추린 물품이 박스에 다 들어가지 않아 속상해서 울었다는 너의 이야기에 나도 눈물 한 바가지를 흘려보냈어 :-)
테트리스 게임처럼 빈 공간 하나 없이 채워놓은 소포를 보면서 또 한 번 울컥했지. (이건 오빠의 작품이었을까? 히든카드 춘장도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나의 가족 같은 너희 네 식구!! 정말 보고 싶구나!!
곧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