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비스베이 가는 길, 스바코프문트 낙타 농장에서.
다음 목적지는 플라밍고와 사막 레저로 유명한 왈비스베이. 빈트후크에서 400km가량 떨어져 있다. 다행히도 가는 길은 모두 깨-끗한 아스팔트 포장도로이다. 그래도 스페어타이어 없이 장거리 운전을 하기는 좀 불안해서, 터져버린 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출발했다. (타이어가 찢어진 이유는?)
4시간이면 이전에 이동했던 루트들(세스림 흙길 ㅠㅠ)에 비해 짧은 거리였지만, 그럼에도 평소답지 않게 중간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낙타 농장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낙타도 만나고 점심도 그곳에서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낙타 농장에 도착했을 때 낙타들은 아직 식사 중이었다. 주인 할머니는 우리에게 운이 좋다고 했다. 조금 있으면 단체 손님이 예약되어 있어 조금만 늦었어도 헛걸음을 할 뻔했기 때문이다. 식사를 다한 낙타들이 산책 준비까지 마치자 할머니가 터번을 씌워주었다. 유쾌한 주인 할머니는 예쁜 아내를 얻으려면 낙타 3마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카케똥을 가리키며, "나는 100마리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훗...
다소곳이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낙타 등에 올랐다. 웃고 있던 낙타는 내가 발을 잘못 디뎌 불편했는지 조금 신경질을 부렸다. 가만히 웃고 있을 때와는 다르게 입을 쩍 벌리면 누런 침이 쩍 늘어지면서 좀 무섭다. 그르릉 거리는 낙타는 처음 봤다. 그러고 보니 낙타가 참 웃는상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낙타를 타고 도로 주변으로 모래밭을 산책했다. 예전에 두바이 사막에서도 낙타를 타 본 일이 있다. 앉았다 일어났다만을 반복하며 힘들어 보였던 두바이 낙타와는 다르게, 이 곳 낙타들은 본인들의 산책을 즐기는 것 같아 내심 다행이었다. (라고 믿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낙타 라이딩 가격은 공식적으로는 20분에 200란드인데, 그냥 그때그때 낙타와 손님의 기분에 따라서 10분을 타기도 하고 30분을 타기도 한다. 아프리카스러운 쿨한 운영이다. 우리는 코스를 길게 돌아 30분을 거의 채웠다. 결코 짧지 않았다. 우리가 내리고 곧 학생들을 가득 태운 전세버스가 도착했다. 이 친구들은 10분씩 타게 될 것이었다.
낙타 라이딩을 마친 우리는 빈트후크에서 포장해온 케이에프씨 햄버거를 먹고 왈비스베이로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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