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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린나 Sep 17. 2018

[나미비아] 렌터카 자유여행의 묘미

나미비아 자유여행, Sesriem 가는 길



소쉬스플레이(Sossusvlei)가 있는 세스림(Sesriem)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빈트후크에서 B1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C24 도로로 들어가야 한다. 그때부터는 도로포장이 전혀 안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비포장도로여서인지 구글 지도 내비게이션에서도 240km 거리에 3시간이 넘는 것으로 안내된다. 대충 시속 75km/h 정도로 달리는 게 최선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그 계산은 완벽히 틀리다..!! 구글맵을 애용하긴 하는데 아프리카 비포장도로에서 만큼은 절대 불신한다. 구글 추천 경로에서 비포장도로를 안내할 경우에는 곧이곧대로 믿지 말고, 해당 거리를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때 얼마나 걸리는지를 다시 한번 계산해보고 움직이는 게 좋다. 내 경우에는 중간에 소를 만나고 타이어가 찢어진 시간을 포함해서 6시간이 넘게 걸렸다.


아무튼 C24 도로에 들어서고 초반 수십 km 구간 동안은 흙길(Gravel)일 지언정 땅이 고르게 다져져 있어서(이것도 나름 포장이다.) 속도를 제법 낼 수 있었다. 그렇게 100km/h까지 밟다가 그만 타이어가 찢어져버렸다..

거친 자갈밭길을 100km/h 로 달릴때.


이 찢어진 타이어는 훗날 빈트후크에서 20만 원짜리 새 타이어로 교체된다. 새 타이어로 교체하지 않고 반납했다가는 이것저것 덤탱이 맞을 것 같았기 때문에 몰래 바꿨다... (완전범죄...라는 것인가) 렌터카를 인계받을 때 보험 가입을 권유받았었는데 자동차 렌트비가 너무 올라가서 그만두었다. 결과적으로 타이어 교체비가 훨씬 더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의 신이 노하셔서 타이어가 찢어진듯


가던 길 멈추게 만든 대왕 소 또는 소의 신. 거짓말 조금 많이 보태서 자동차 만한 압도적인 사이즈에 낙타스러운 커다란 혹을 가진 하얀 소. 울타리 밖에 혼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이, 당시에는 이거 진짜 영물인가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큰 소였다. 주변에서 알짱거리면서 사진을 찍었다. 처음에는 그런 우리가 거슬렸던지 눈만 흘깃흘깃 거리다가, 급기야 못 참겠다는 듯 벌떡 일어나 우리를 노려보았다. 얼른 사과하고 가던 길로 다시 움직였다.


나미비아 렌터카 여행시 대부분의 시간 동안은 하늘, 산, 도로만 보게 될 것이다.

나미비아 렌터카 자유여행 시 유의할 점


(1) 4X4 자동차면 안심

우리가 렌트한 차는 2륜 자동차였는데 소쉬스플레이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험난해서 돈 더내고 4륜으로 빌릴껄 후회했다. (렌트비는 대략 하루에 75,000원이었다.) 특히 타이어가 터졌을 때는 더더욱. 그리고 나미비아 주요 관광지로 가는 동안 이런 험난한 자갈밭 길은 숙명과도 같다. 안전을 위해 4륜 자동차 렌트를 추천한다. 꽃청춘에서도 4륜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 4륜 자동차를 렌트하면 소쉬스플레이까지도 직접 들어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대신 렌트 비용은 두배 이상 비싸질 수도 있다.


(2) 아프리칸 마사지와 렌터카 보험(타이어)

아프리칸 마사지란 아프리카의 비포장 흙길 중에서도 특히 험한 길을 운전할 때의 덜컹거림을 말한다. 허리가 나가버릴 것 같은 흔들림에 마사지라는 별명이 붙어버렸다. 세스림으로 가까워져 갈수록 도로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진다. 마치 파도 물결처럼 도로가 울퉁불퉁한데 이럴 때는 시속 30km로 달리기도 버겁다. 게다가 이런 길을 뾰족한 돌들이 덮고 있다. 그래서 타이어가 언제 터질지 모르므로 타이어 정도는 보험을 들어놓는 것이 좋겠다.


(3) 구글 지도 오프라인 다운로드

빈트후크 공항에서 2GB짜리 유심을 구입했는데 거의 못썼다.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이 넓기 때문이다. 특히 세스림으로 가는 구간은 대부분 그랬다. 이럴 때에 대비해서 미리 구글 맵에서 여행지 지도를 다운로드해두면 인터넷이 끊겨도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4) 스페어타이어 교체 연습

도로포장이 잘 된 한국에서는 타이어를 교체할 일이 한번 없었다. 남아공에서 생활하면서 폿홀을 밟고 처음 타이어를 갈아 끼워 봤는데,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나미비아에서 타이어가 터졌을 때 멘붕에 빠졌을 것이다. 지나다니는 차도 거의 없고 통신 서비스마저 끊긴 상황에서 스스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 때는 여행이 망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살아남는 문제가 되어버린다.^^;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머무는 곳에서의 시간 가중치를 내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자유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물론! 타이어가 터져버린다든지 운행시간이 지체되어 밤 운전을 해야 하는 반갑지 않은 변수도 생길 수 있지만 말이다. 이로써 인생의 경험치도 한 단계 상승한다.



나미비아 전체 여행일정은 ‘나미비아로 떠나자!!’에서 확인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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