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완의 그리움 散文
거짓말……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했던 시간들을 부정하는 증거가 될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당신의 입술도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나의 두근거림도
모두 다 거짓이었다고 단언할 수 없을 테지만
당신과 나는 이별했기에
그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고 해도
어떠한 변명도 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어리석은 나.
그 영원함이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불순한 희망을 품었던 바보 같은 당신.
그런 서로를 미련했다, 나빴다 라며 혼잣말로 헐뜯어 보았지만
헛된 수고로움일 뿐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서 울상 짓는 당신의 그리움들은
우리가 사랑했었다는 아픈 기억만 되돌려 주었습니다.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던 날부터 다시 만났던 날까지
헤어졌음에 굴복하지 않고 주먹을 불끈 쥐었던 시간까지
그리고 둘 중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악을 지르며
서로를 힘껏 부둥켜안았던 시간까지
우리는 그 시간들이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거짓말이 될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나 봅니다.
한쪽에서 보고 싶다고 생떼를 부려 보아도
다른 한쪽에서 아니라고 선을 그어버리면 그만인 것을
왜 그렇게 늘 희망 없는 줄다리기를 했던 것일까요?
두 눈을 잃는다고 해서 당신의 모습마저 잃어버리지는 않겠죠.
당신을 잊어내려면 내 기억을 도려내야 하고
그 기억을 도려내려면 내가 죽어야만 할 테니까…….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매일 울부짖던 내 모습도
이제는 모두 거짓말이 되려나 봅니다.
당신을 잊지 못하겠다는 말도
당신이 필요하다는 말도
전부 다 거짓말이 되려나 봅니다.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