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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완 Mar 11. 2018

거짓말 Part 1

유희완의 그리움 散文

거짓말……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했던 시간들을 부정하는 증거가 될지도 모릅니다.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당신의 입술도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나의 두근거림도

모두 다 거짓이었다고 단언할 수 없을 테지만

당신과 나는 이별했기에 

그 모든 것들이 거짓이었다고 해도 

어떠한 변명도 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에 영원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어리석은 나.

그 영원함이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불순한 희망을 품었던 바보 같은 당신.

그런 서로를 미련했다, 나빴다 라며 혼잣말로 헐뜯어 보았지만 

헛된 수고로움일 뿐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안에서 울상 짓는 당신의 그리움들은 

우리가 사랑했었다는 아픈 기억만 되돌려 주었습니다.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던 날부터 다시 만났던 날까지

헤어졌음에 굴복하지 않고 주먹을 불끈 쥐었던 시간까지

그리고 둘 중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악을 지르며 

서로를 힘껏 부둥켜안았던 시간까지

우리는 그 시간들이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거짓말이 될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나 봅니다.


한쪽에서 보고 싶다고 생떼를 부려 보아도 

다른 한쪽에서 아니라고 선을 그어버리면 그만인 것을 

왜 그렇게 늘 희망 없는 줄다리기를 했던 것일까요?  


두 눈을 잃는다고 해서 당신의 모습마저 잃어버리지는 않겠죠.

당신을 잊어내려면 내 기억을 도려내야 하고 

그 기억을 도려내려면 내가 죽어야만 할 테니까…….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매일 울부짖던 내 모습도 

이제는 모두 거짓말이 되려나 봅니다.

당신을 잊지 못하겠다는 말도 

당신이 필요하다는 말도 

전부 다 거짓말이 되려나 봅니다.     

우리가 헤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거짓말쟁이가 되어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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