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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 웰다잉을 위한 '스몰' 에코빌리지를 꿈꾸며

#웰빙 #웰에이징 #웰다잉 #에코빌리지

by 킨스데이
웰빙과 웰다잉의 삶을 추구하는 '스몰' 에코빌리지에서 사는 것, 이게 바로 제 꿈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꿉니다. 바로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의 삶이지요.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웰빙은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나 행동'이고, 웰다잉은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인생의 시작은 내 손으로 컨트롤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성장 과정과 마무리는 스스로 컨트롤하며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다가 편안하게 눈을 감고 싶다는 개인 의지와 소망이 담겨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린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아니, 질문을 좀 바꿔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웰빙과 웰다잉의 삶이란 무슨 의미인가요? 제가 생각하는 웰빙과 웰다잉이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경제적으로 불편함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지내면서 지구 생명체들과 공존하며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을 뜻합니다. 누구나 꿈꾸는 삶이라구요? 다시 정리하면 '스몰' 에코빌리지에서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노트북 하나 들고 원하는 장소 어디에서나 리모트 근무를 하는 디지털 노매드는 알겠는데 '스몰' 에코빌리지는 무엇이냐고요? 에코빌리지는 생태마을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표현으로, 녹색연합에서는 '생태마을 이란, 마을 건물과 시설은 물론 주민들의 생산활동과 생활양식까지도 친환경적으로 자연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마을'이라고 정의를 내렸습니다. 그 예로 신세계 빌리브에도 소개된 미국 미주리주의 댄싱래빗 에코빌리지가 있습니다. '스몰'은 스몰웨딩처럼 아담하게 작은 규모로 소박하게 운영되는 에코빌리지, 작은 생태마을을 뜻합니다.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분들처럼 과감하게 문명과 단절하고 깊은 산속에서 살겠다는 극단적인 선택은 아니더라도 자연을 벗 삼아 좀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자급자족 라이프 스타일을 혼자가 아니라 마음이 맞는 사람 소수 인원과 함께 살고 싶다는 꿈인 거죠. 그렇다고 국내외에 존재하고 있는 여러 마을 공동체를 따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프라이버시가 존중되어야 하고 외롭지 않을 정도의 아주 느슨한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환경친화적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합니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을 생각은 없지만 작은 텃밭과 과일나무는 키우고 싶습니다. 빗물을 받아 사용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전기를 이용하고 싶지만 기존의 생태화장실은 망설여집니다. 더 나은 기술이 나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연령, 성별, 종교, 인종, 장애, 결혼 유무, 아이들 유무에 상관없이 다양성은 추구하지만 아이들 양육 중심의 커뮤니티라기 보다는 싱글 어른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상상합니다. 차차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다듬어갈 생각입니다.


제가 이런 꿈을 꾸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만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여행했던 나라는 모두 38개국. 싱가포르에서 교환학생도 했었고, 미국에서 근무도 했었습니다. 인생의 대부분은 서울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보냈고, 4년 동안 성수동에서 오피스텔 전세로 독립생활도 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여태껏 집에 대한 환상이 크게 없었습니다. 18년 넘게 정규직 또는 계약직으로, 프리랜서로 성실하고 책임감 넘치게 꾸준히 일을 해왔지만, 혼자 힘으로 서울에서 집을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언감생심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신혼부부 둘이서 온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번 월급을 다 저축만 해도 10년 안에는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다는 기사를 매해 접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집주인이 저보다 나이가 어리고 성수동에 오피스텔을 여러 채 갖고 있다는 부동산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무릎에 힘이 빠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도 포르투갈 포르투의 리버뷰인 집처럼 꾸며놓은 호텔에서 창문 밖 도루(Douro) 강을 바라보았을 때, 뉴질랜드 웰링턴 어퍼헛의 친구 집에서 바구니 하나 들고 동네를 이리저리 산책하면서 레몬 한 개, 파프리카 두 개, 토마토 세 개, 야생 베리 한가득 이렇게 수확이 가능하도록 과일나무와 채소밭에서 공동 운영하며 자급자족력 높은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했을 때, 집 밖으로 나가면 프라이빗 비치 액세스가 있는 뉴질랜드 타우랑가의 저택 거실에서 바다를 감상할 때, 태국 핏사눌록의 마운틴뷰가 어메이징한 언덕 위의 작은 집을 방문했을 때, "나도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다, "고 막연하게 생각한 적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펜데믹이 시작되기 바로 전, 뉴질랜드를 5주간 여행을 했을때 타우랑가에서 열리는 코하우징 워크숍에 참여했는데요. (워크숍에 대한 내용은 다음번에 자세히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역세권의 아파트가 최고라고 생각해 왔었고, 집을 짓고 10년은 늙었다는 어르신들의 스토리를 TV 방송으로, 뉴스기사로 접했던 터라 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질랜드의 'Earthsong Village' 사례를 기반으로 한 코하우징 워크숍에서 만난 두 사람 덕분에 신세계를 보게됐습니다. 워크숍 강의를 맡은 로빈(Robin)과 건축가 크리스(Chris). 두 분이 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워크숍 편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에코빌리지를 직접 기획하고 건설하기 전에 준비 단계로 리서치를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여기 브런치에 그 과정을 하나씩 공유하려고 합니다. 우선 국내외 사례가 담긴 도서와 논문을 살펴보고 인사이트를 뽑아볼 계획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를 믿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긴 여정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은 에코빌리지를 지으려면 우선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야하고, 충분한 자본력과 함께 살고 싶은 근사한 땅을 찾아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꾸준하게 공부하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작은 커뮤니티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이 부분도 말씀드릴게요. 자 그럼 "웰빙과 웰다잉의 삶을 위한 작은 에코빌리지를 만드는 여정"에 여러분을 모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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