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넛+ 오렌지색 천연 가죽 콜라보에 도전해보니

에르메스 가구 느낌으로?!

by 킨스데이

캐비닛의 주재료가 월넛이다 보니 이 나무 소재와 어울리는 다른 천연 소재를 활용해 포인트를 주고 싶었습니다. 책꽂이 부분을 월넛 목봉으로 해볼까 아니면 황금빛 금속봉으로 해볼까 한참 고민을 하다가 단조로움을 피해 천연 가죽으로 해봐도 괜찮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전에 가죽 공방에서 여권 케이스를 만들었던 기억이 났거든요. 그때 에르메스 스티치로 한 땀 한 땀 작업하느라 장장 4시간 만에 완성했었습니다. 월넛의 묵직하면서도 중후한 톤에 어울리는 천연 가죽. 우선 오렌지 색상이 떠올랐습니다. 에르메스가 홈퍼니처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때 인스타그램에서 본 광고 영상이 기억에 남았나 봅니다.


가죽공방 레더케이 전경 (이미지 출처: 레더케이 인스타그램)


도전에 앞서 첫 시도인만큼 전문가의 조언을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비즈니스 코칭을 해드렸던 정자역 부근에 있는 "레더케이"란 가죽 공방을 운영하는 대표님께 급하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가죽 공방을 방문해서 가죽과 관련된 실질 적인 정보와 나무 가구 제작 시 어떻게 콜라보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간단한 조언을 들었는데요. 말씀을 듣고 나니 해보자 하는 마음이 강해졌습니다.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해서 우선 오렌지색 천연 가죽끈을 찾았습니다. 매듭형태로 포인트를 주고 싶었거든요. 책꽂이 가로 사이즈를 고려해 2m짜리 4줄을 우선 구매 완료했습니다. 어떤 매듭이 좋을지 유튜브 동영상을 검색해서 우선 4줄짜리 매듭 연습을 학습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더라고요. 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었나 봐요. 그래서 그냥 머리 땋듯이 조금 더 손쉬운 3줄 매듭으로 결정했습니다. 끈의 폭이 생각보다 가늘어서 큰 클립으로 끝을 고정해 놓고 매듭을 땋는데 손가락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쉽지 않더라고요. 가조립한 캐비닛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3줄 매듭으로 고정하고 책꽂이와 서랍 손잡이, 문 손잡이로 설치해 보았습니다. 실제 조립 및 본드 작업 후에는 외쪽 구멍은 트리머로 두 개의 구멍을 연결해 매듭이 겉에서 보이지 않게 숨겼습니다. 오른쪽 구멍은 좀 더 크게 뚫어 팽팽하게 잡아준 다음 여러 번 꽉 묶은 뒤 구멍에 쑤셔서 최대한 집어넣었습니다. 그런 뒤 순간접착제로 거의 녹이듯 부착해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켰습니다. 서랍과 문짝 손잡이도 비슷한 방법으로 진행했는데 둘 다 열면 매듭이 보여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3줄 매듭 손잡이를 부착한 모습 (이미지 출처: 유니크 마이스터)


가죽공방 대표님께서 천연가죽끈은 아마존에 스펙이 다양하게 구비되어 공방에서도 직접 주문해서 사용한다고 들었는데요. 시간도 촉박했지만 검색해 보니 오렌지색은 없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사진과 같이 월넛과 나름 괜찮게 어울린다라는 점은 확인했습니다. 다만 4줄 매듭을 사용하고 좀 더 폭 넓이가 있는 천연가죽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과 매듭 하나하나가 눈에 띄므로 격차 없이 일관되게 힘을 주어 팽팽하게 작업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 앞 뒤, 양옆 부분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러닝 포인트를 얻었습니다.


La Dolce Vita 캐비닛 © 2023 킨스데이 (Photo by 이승훈)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왕 하는 거 정성을 좀 더 다하면 좋았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은 항상 남네요. 어떻게든 마감 기한을 맞춰야 한다는 시간적인 제한과 조립과 해체의 연속 과정에 지쳐 피곤했던 만큼 이 정도면 됐어라고 변명하며 타협의 유혹에 넘어가버린 것이지요. 에르메스 가구느낌을 만들어보자는 초반의 열정은 바람과 함께 사라진거죠. 하지만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시도는 항상 옳다고 생각합니다. 경험해 봐야 아는 거니까요. 이렇게 해서 샌딩 320방, 오일 2회 도장 작업, 바퀴까지 장착한 후 마침내 캐비닛을 완성시켰습니다. 한 달이 후딱 지나갔네요. 공정이 많았고 조립과 해체를 반복하기에는 사이즈가 커서 저에게는 생각보다 버거운 작업이어서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완성시켰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첫 작품인 만큼 결과물은 나쁘지 않더라고요. 물론 제작자의 생각이죠. 역시나 이번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노력한 만큼 결과로 드러나는 “정직하고 성실한 목공의 세계”를 다시금 실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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