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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그린 집'을 산책하다 ③ 뉴질랜드 코로만델

by 킨스데이


뉴질랜드 북섬 코로만델에 있는 숲에 사는 한 가족이 오늘의 주인공인데요. 2주 전에 저도 해당 지역에 휴가차 잠깐 머물렀던 터라 호기심을 가지고 보게 되더라고요. 건축 디자인을 하는 건축가 남편과 크레이티브 디자이너로 리모트 워크를 하는 아내, 초등학생 딸아이, 딸과 비슷한 또래의 조카, 장모님 이렇게 3대가 2년 전에 도시를 떠나 숲 속으로 이사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스트레스에 해방되어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텐트에서 지내며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첫 번째 집을 지었습니다. 집을 짓는 과정은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되고 자연스럽게 집에 대한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들었죠. 지금 지내는 두 번째 집 역시 조금씩 확장, 증축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해당 작업은 남편이 마음 내킬 때마다 조금씩 진행하고 있는데요. 숲 속 생활에서는 빨리빨리 문화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네요.


이 가족은 오프그리드 형태로 자급자족의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빗물 저장 탱크와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뜨거운 물과 전기를 사용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자연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한다고 했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생태화장실’인데요. 네, 이 집에도 있습니다. 대변용과 소변용 변기를 구분하고 아래는 정화조로 연결되어 1년간 발효시킨 뒤 300 m 떨어진 숲에 퇴비로 배출됩니다. 뉴질랜드 친구네 집에도 생태화장실이 있어 저도 급할 때 종종 사용하는데요. 환경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방법이긴 한데 일반 수세식 화장실 대비 아직 뭔가 어색하고 불편함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습니다)


생태화장실 (EBS 숲이 그린 집 화면)


닭 일곱 마리에게는 이름을 붙여서 가족처럼 지냅니다. 좋아하는 옥수수를 먹이로 주고 숲길로 산책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줘 편하게 지렁이를 잡아먹으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이렇게 얻는 달걀을 수확하며 고마움과 감사함을 잊지 않고 표현합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의 행복도 존중해 주는 느낌이 드네요. 장모님은 딸기와 같은 식용 채소를 키워 건강한 식생활을 지원합니다.


숲길을 따라 산책하는 닭 (EBS 숲이 그린집 화면)


숲 속 집들은 전망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낮에는 숲 전경이, 밤에는 수많은 별과 화성이 보일 정도로 자연 속에 폭 파묻혀 그 경이로움을 날 것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새소리, 곤충 소리, 바람 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특유의 고요함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죠. 집 안에도 창문을 널찍하게 달아서 실내에서도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의 전망이 좋은 집에서 사는 삶이야말로 도시의 삶과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가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서울에서도 리버뷰, 마운틴 뷰, 파크 뷰, 오션 뷰가 보이는 하우스의 집값이 유난히 비싼 이유겠죠.


코로만델 삼림 공원에서 명상을 하는 부부와 무인도 여행가 (EBS 숲이 그린 집 화면)


다큐멘터리에는 부부가 무인도 여행가와 함께 코로만델 산림공원으로 산책을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계곡에 잠깐 앉아 쉬면서 커피를 마시고 명상을 하면서 마음의 평안과 충전을 얻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도 북섬을 여행할 때 카오리 숲 한가운데에 설치된 데크에 누워 한없이 카오리 나무와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숲 생태계 속에 들어가면 인간은 극히 작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저절로 겸손해지고 이런 자연을 누릴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마음을 기본적으로 장착하게 되는데요. 뉴질랜드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이런 마음과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영어권 사람치고 선하다’라는 평가를 받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 가족은 숲으로 이사를 온 이후로 하루하루 행복을 느낀다고 합니다. 3대가 퀄리티 높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사랑과 연대가 한층 더 끈끈해지고 깊어진 것 같더라고요. 숲이 주는 행복, 저도 꼭 느껴보고 싶네요.


<3줄 요약>

- 도시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피해 숲 속으로 이사한 3대 가족의 행복 스토리

- 빗물저장탱크와 태양광 패널, 생태화장실, 텃밭 등 오프그리드 자급자족 추구

- 가족도, 동물도, 카우리 나무도 모두가 함께 행복한 숲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레퍼런스


*숲이 그린 집 뉴질랜드 코로만델 편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dMI3W5Bzc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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