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의자를 원목으로 제대로 만들기에 앞서 마지막 작업인 실물크기의 고충실도를 충실하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사이즈나 디자인, 제작 공정, 무게중심 등을 최종 확정해 실제 제작 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죠. 우선 기존의 사용감이 있는 미송을 러프하게 집성해 재단한 뒤 드릴로 피스를 박아 원하는 각도와 사이즈로 고정시켰습니다.
역시나 제가 고민한 부분은 “무게중심 찾기"였습니다. 흔들의자에서 가장 까다로운 작업이었는데요. 왜냐하면 의자가 흔들릴 때 무게 중심이 뒤편에 있어야 하는데 뒤편 어디가 가장 적합란 위치인가를 콕 집어내기가 초보자인 저로서는 아리송했습니다. 게다가 고충실도 작업에 사용한 소재가 소프트우드인 미송이다 보니 하드우드인 원목과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었죠. 이렇게 하면 되나? 이 정도면 될까? 스스로 계속 질문하면서 조립과 해체를 반복했습니다.
미세하게 변화하는 각도를 재고 다리의 위치와 길이를 조정해 보면서 의자를 흔들어보고 앉아보며 최종 높이, 각재별 사이즈와 다리 위치를 확정시켰습니다. 초반에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서 앉으면 무게가 앞으로 쏠리는 감이 있어서 뒷다리를 잘랐더니 뒤편으로 무게 중심이 자연스럽게 이동을 하더라고요. 주변 동료들에게도 앉아보게 하면서 피드백을 귀담아듣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주 심플한 기존 도면도 있었기 때문에 출력해서 자로 재고 각도기로 각도를 찾아내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강대 위치와 장부 방법, 에이프런(엉덩이 상판 받침대)도 추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끝으로 우드스테인 월넛을 도장해 봄으로써 애쉬와의 전반 조화 여부도 확인했습니다. 막상 칠해보니 디자인 측면에서 너무 평범한 것 같아서 퓨전 360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 디자인은 아래와 같이 보강대와 등판에 월넛을 포인트주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고충실도 작업을 통해 자신감이 살짝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충실도로 확정한 치수를 캐드로 그렸습니다. 원목으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헤매지 않도록 수치를 꼼꼼하게 작성하려고 신경을 썼습니다.
솔직히 흔들의자의 소재로 아카데미에서 받은 애쉬의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가위바위보로 원하는 나무를 선착순으로 골랐는데 제가 꼴찌였거든요. 그렇지만 흔들의자의 퀄리티를 높이고 싶었기 때문에 예전에 방문했었던 태림 팀버에서 동료들과 공구로 4/6 인치 애쉬 한 덩이를 별도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월넛은 캐비닛을 만들고 남은 각재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 흔들의자 제작을 시작합니다. 렛츠 기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