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흔들의자를 가조립했습니다.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왔습니다. 이제 흔들 부분을 길게 할지 짧게 할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했거든요. 마음 같아선 최대한 짧게 잘라내고 싶었지만 이로 인해 무게 중심에 변화가 있을까 봐 확신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로 타협했습니다. 건식 밴딩으로 부드럽게 곡선을 이룬 두 각재를 위아래로 고정시켜 테이핑 한 다음, 선을 따라 밴드쏘로 러프하게 자르고 벨트 샌더와 사포로 둥글게 다듬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흔들의자의 전체적인 인상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사실 흔들의자 작업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쓴 부분은 장부 따기였습니다. 특히 엉덩이 상판에 위아래로 연결하는 등판 각재들의 암장부와 숫장부 작업은 저를 지치게 만들었죠. 103도의 각도가 있었기 때문에 지그를 만들어서 대고 클램프로 조인 뒤 끌로 작업을 했는데 기본 15 mm 깊이에 여섯 개를 작업해야 하느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지쳐있는 제가 불쌍해 보였는지 주변 동료들이 정성 들여 갈아놓은 본인의 소중한 끌을 빌려주시기도 했습니다. 사실 끌을 빌려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인 것을 잘 알기에 크게 감동을 받았죠. 그래서 다시 힘을 내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등판 각재 사이 간격 측정을 바보같이 틀리게 마킹하고 암장부를 파버려서 등판 아래와 위 장부 위치가 살짝 다른 가슴 아픈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마도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장부 따는 게 지겨웠나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의 도움 덕택에 장부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600방까지 샌딩 작업을 하고 이제 도장 작업을 할 차례입니다. 애쉬의 하얗고 밝은 가벼움과 월넛의 어둡고 묵직한 톤 앤 매너를 제대로 살리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오일보다는 바니쉬를 선택했습니다. 오일의 경우, 예전에 비치로 만든 스툴에 칠했더니 누렇게 변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바니쉬 반광으로 3회 도장을 했습니다. 빨리 마르기도 했고 깔끔하게 고유의 색상이 잘 살아나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길고 험난했던(!) 흔들의자 만들기 여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박스 하나도 삐뚤빼뚤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제가 6개월 과정을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흔들의자를 완성했다는 데 제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품평회를 위해 마감 기한도 정확히 맞춰낸 점 역시 뿌듯했고요. 성실과 끈기는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1:1 고충실도, 건식 밴딩, 트리머 커팅 및 라운드 오버 비트 작업, 도미노 등과 같이 처음 시도해 본 작업 공정 경험이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와 더불어 품평회에서는 흔들의자를 소개하면서 이 작업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전했습니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진짜 혼자서는 절대 해내지 못했을 게 뻔했거든요. 치열했던 지난 한 달을 회상하며 흔들의자에 앉아 잠시 그 움직임에 몸을 맡겼습니다. 부드럽게 앞뒤로 흔들리니 기분이 저절로 업이 되더라고요. 그래, 바로 이거지. 거실에 두고 기분 전환용으로 사용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