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8개의 메인 섬과 100개 이상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하와이가 한 때 신혼 여행지로 인기였던 적이 있었죠. 걷기 코스로도 꽤 매력적이라고 하는데요.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되면서 강수량이 풍부하고 토질이 좋은 카우아이 섬의 숲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사는 4인 가족이 있습니다. 남편은 주변의 침입종을 건축 자재로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하고 뉴욕에서 셰프였던 아내는 텃밭 정원과 요리를 담당하면서 자연의 레시피를 개발, 공유합니다. 9살, 11살 아이들은 근처 대안학교에 다니고요.
호주의 덥고 건조한 날씨, 캐나다의 춥고 눈이 많은 날씨를 경험한 부부는 일 년 내내 야외활동이 가능한 날씨를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와이에 정착했습니다. 이 부부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배우며 성장하기를 바랐는데요. 그래서인지 첫째 아이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샐러드라고 하네요.
이 가족은 지금 두 번째로 지은 집에서 살고 있는데요. 현지의 천연재료를 이용해서 지었다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작고 허름해 보이나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 이 가족의 삶의 철학과 가풍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유목을 사용해 샹들리에를, 코코넛 나무로 높낮이가 다른 의자를, 책 읽기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해먹을 다는 등 자연이 준 재료로 조명, 창문, 테이블, 의자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만들어 기능성 예술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사랑으로 아빠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돼 아늑하면서도 세련된, 그리고 자연과 소통하는 개성적인 집이 되었는 데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했던가요? 좁은 아파트에서 책상 앞에 앉아 입시 전쟁을 치르는 한국 아이들과 이런 집에서 자유롭게 성장한 아이들을 보고 누구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도가 높을까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쉽게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 가족이 부러워졌는데요. 아이들을 위해 과감하게 결단하고 실행한 이 부부가 멋지게 보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든 데이" 였습니다. 이웃들과 함께 허브 정원과 야채 정원에 씨를 뿌리고 과실 채소를 관리하며 함께 수확환 음식을 나누는 날입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다 함께 일하고 식사를 합니다. 이때 셰프 출신의 아내가 솜씨를 발휘하는데요. 40여 종의 식재료를 키우는 허브 정원과 텃밭 정원의 재료와 로컬 재료를 이용해 콩 스튜, 샐러드, 가지구이를 준비했습니다. 따로 또 같이 서로 돕는 더불어 사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습니다. 저는 그동안 '커뮤니티 만이 답이다’라는 생각이 강했었는데 '숲이 그린 집‘에 대해 스터디를 하면 할수록 반드시 커뮤니티 공동체로 묶여 같이 살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모여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비폭력대화 전문가를 초청해 워크숍까지 하면서 갈등을 해결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게 맞을까? 이렇게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가끔씩 함께 어울리는 삶의 퀄리티가 더 높지 않을까?" 라고 말이죠.
부부는 가장 좋아하는 나무 아래에서 아침 명상을 하면서 웰빙 라이프를 이어갑니다. 맨발로 일하면서 땅의 기운을 느끼는 'connection'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 하와이의 숲 생태계와 함께 성장할 이 가족의 행복 여정이 앞으로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3줄 요약>
- 아이들을 위해 일 년 내내 기후가 온화한 하와이에 정착해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사는 4인 가족
- 풍부한 강수량과 좋은 토질로 40여 종의 과실 채소로 자급자족 및 칩입종을 건축재료로 제작, 판매해 생활
- 가든 데이로 이웃들과 함께 정원을 가꾸고 수확한 음식을 나눠먹으며 소통과 교류 추구
*숲이 그린 집 하와이 카우아이 편 유튜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