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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그린 집'을 산책하다⑧ 포르투갈 카스텔루 브랑쿠

by 킨스데이

유럽 대륙에서 가장 서쪽 끝에 있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북으로 2시간 30분 거리에 카스텔루 브랑쿠란 마을이 나오고 거기서도 한참 산길을 타고 올라가면 뜨거운 태양 아래 동물들과 동거동락하는 한 커플이 살고 있습니다.


집시 카라반에서 환영의 손 인사를 하는 커플 (EBS 숲이 그린 집 화면)


몰타에서 셰프로 일했던 남자는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 15년 동안 세계 일주 여행을 함께 다니다 마침내 이곳에 정착했는데요. 여자는 동물을 사랑해서 염소 네 마리, 돼지 두 마리, 닭 10마리, 병아리 2마리, 개와 고양이 각 한 마리 대가족과 함께 삽니다. 동물들에게 이름도 붙여주고 집도 따로 마련해 주었으며 산책도 함께 하면서 사랑과 애정을 듬뿍 담아 보살펴줍니다. 그리고 이런 삶의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경험자들의 지혜를 배웁니다.


동물들과 대화하며 사랑을 듬뿍 표현해 주는 모습 (EBS 숲인 그린 집 화면)


3년 동안 남자가 직접 지은 미국 서부 역마차 콘셉트의 집시 카라반은 9평 남짓 아담한 공간인데요. 그래도 침실, 주방, 친환경 생태 화장실, 거실 등 필요한 기능을 제대로 갖췄습니다. 부엌 한켠에는 셰프 출신이라 각종 허브와 양념, 조미료가 담긴 크고 작은 병들이 즐비합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대비해 난로도 설치했습니다.


이 커플의 역할 분담은 아주 명확한데요. 매일 아침 텃밭에 물을 주고 제철 식재료로 요리를 하는 업무는 남자의 몫입니다. 동물을 돌보고 관리하면서 염소에게서 산양유를, 닭들에게서 달걀을 얻는 작업은 여자가 담당합니다. 갓 딴 제철 과일 딸기에 신선한 산양유와 견과류를 넣어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든 남자 덕분에 뜨거운 오후가 시원하고 유쾌한 시간으로 탈바꿈합니다. 최근에는 산양유로 몰타식 치즈를 만들어 판매할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페달을 돌려 빨래를 세탁하고 있는 모습 (EBS 숲이 그린 집 화면)


친구들이 버린 세탁기와 자전거를 결합해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세탁기가 작동돼 빨래가 가능한 일 역시 남자가 담당합니다. 이렇듯 남자는 5년 동안의 오프그리드 실험 끝에 우물을 활용한 수자원 공급 및 태양열 패널과 배터리로 전기 에너지 시스템을 안정화시켰습니다.


커플은 가끔씩 마을로 내려가 이민자들과 소통합니다. 파머스 마켓에서 몰타식 치즈 판매 준비를 위해 필요한 정보도 얻고 돼지 먹이로 쓸 채소도 저렴하게 구매했습니다.


일몰을 감상하는 커플 (EBS 숲이 그린 집 화면)

동물들과 함께 앞으로 지을 집 주변을 산책하는 것 또한 커플의 커다란 기쁨입니다. 숲이 있는 땅을 산 것이 가장 큰 축복이고 그 땅이 주는 선물을 하나둘씩 발견하는 즐거움으로 인해 일상이 늘 새롭다고 말하는 커플. 어린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음꽃이 만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나 봅니다.


EBS <숲이 그린 집>에서 소개한 여러 사례들 대비 상대적으로 척박한 기후와 토양 환경 속에서 거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커플은 하루하루 성실하게 그리고 동물들과 사랑의 대화를 하면서 차근차근 앞으로 함께 걸어 나아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자급자족하는 소박한 삶 속에서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커플의 일상을 보며 대도시에서 북적북적 사람에 치이며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조금 더 많이 소유했지만 결코 삶의 질이 높다고 할 수 없는 제 삶을 자꾸 비교하게 되네요.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남들이 정해놓은 뻔한 답 말고 나만의 퀄리티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 저는 오늘도 EBS <숲이 그린 집>을 시청합니다.


<3줄 요약>

- 15년 간 세계일주 여행 끝에 포르투갈 외딴 숲에 정착한 커플과 스무 마리 동물 가족들

- 5년의 노력 끝에 오프그리드 및 자급자족 시스템 안정화

- 지역 이민자들과 교류하며 몰타식 치즈 판매 등 지속가능한 삶 추구


* 숲이 그린 집 포르투갈 편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gHNg9bhY1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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