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가부키가 되기 위해 흘린 피, 땀, 눈물의 여정
영화 <국보> 후기
국보를 보기 전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작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거든요.
좌석에 앉는 순간, 묘하게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좋은 영화를 만날 것 같은 예감이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뒤에 있던 두 명의 관객이 제 옆자리로 옮겨 왔습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팝콘을 먹었습니다.
우걱우걱 바스락바스락
솔직히 짜증이 났습니다.
3시간 가까운 몰입이 필요한 영화인데
집중이 깨질까 봐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른손으로 눈 옆을 가려
시선을 차단했습니다.
팔이 저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우습지만,
그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노력은 충분히 보상받았습니다.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영화 국보 스틸컷
재능과 혈통, 그리고 잔인한 운명
이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타고난 재능은 있지만 혈통이 없는 남자, 키쿠오.
명문 가부키 집안의 혈통을 가졌지만 재능이 조금 부족한 남자, 슌스케.
둘은 친구이자 경쟁자이며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존재가 됩니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재능도, 출발선도, 기회도.
하지만 그 불공평 속에서도
사람은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처절해서
오히려 아름다웠습니다.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이 다시 함께 무대에 서는 장면.
그 순간 저는 이상하게 울컥했습니다.
경쟁하고, 멀어지고, 상처를 주고받았지만
결국 서로를 완성시키는 존재였다는 사실.
인생에도 그런 사람이 한 명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국보도 외롭다”
이 대사가 오래 남았습니다.
정상에 오른 사람도 외롭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외롭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정상 자체가 아니라
"그 자리까지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 땀, 눈물.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시간.
프리랜서인 나에게 남은 질문
영화를 보면서
계속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나는 이렇게까지
무언가에 매달려 본 적이 있었나?
목표가 분명했나?
아니면 그냥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만 있었던 건 아닐까?
그 질문 앞에서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나에게는 키쿠오와 슌스케 같은
서로를 자극하고 성장시키는 동료가 있는가?
아쉽게도
선뜻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프리랜서는 자유롭지만
때로는 너무 혼자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 남은 감정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상하게 정신이 또렷해졌습니다.
조금 더 진지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보”라는 단어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총합"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가 던진 질문이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나는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할 것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노력할 것인가.
그 질문을 붙잡고
오늘도 노트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아마 당분간은
이 숙제를 계속 풀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