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클럽에서 작가를 만난 밤, 나는 조금 부끄러워졌다
재즈클럽에서 북토크가 열린다고?
마침 가보고 싶었던 재즈클럽
"야누스"에서 진행된다는 소식을 보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책은 읽지 않았지만 궁금했습니다.
무엇보다
작가 지망생인 저에게
선배 작가를 직접 만나는 경험은
분명 배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무료 라이브 재즈 공연까지 감상할 수 있다니, 신청 버튼을 누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재즈클럽은 생각보다 아담하고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붉은 사틴 커튼을 배경으로 조명으로 임팩트를 준 무대.
그리고 곧 시작된 재즈 트리오의 라이브 연주.
짧은 세 곡이었지만 현장에서 듣는 재즈는 충분히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음악이라는 건 역시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일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걸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이날 북토크의 작가는
한국일보 기자 출신이었습니다.
17년을 근무하고 퇴사했다네요.
사회자도,
재즈클럽 공동대표도
같은 신문사 출신.
“아, 그래서 여기구나.”
공간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연결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됐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기자 생활, 퇴사, 그리고 글쓰기였습니다.
작가는 말했습니다.
글에는 파토스, 에토스, 로고스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감정만 있어도 안 되고
논리만 있어도 안 되고
신뢰만 있어도 안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파토스뿐이다라고
자학하시더라고요.
참 솔직한 분이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만약 내가 저 자리에 앉아 있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책의 한 부분을 낭독했습니다.
광화문을 방황하던 장면이었습니다.
문장은 과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깊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작가는 다르구나.
그리고 동시에
나는 아직 멀었구나.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내가 브런치에 써온 글들이
일기장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토크가 끝난 뒤
저는 곧장 청계천으로 걸어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연인, 가족, 혼자 걷는 사람들.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이 흩날렸습니다.
그 풍경 속에서
이상하게 마음이 조용해졌습니다.
걸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글을 쓸 때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야겠다고.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저녁이었겠지만
저에게는 작은 전환점 같은 밤이었습니다.
제 고백이
누군가의 고백과 닿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다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