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호떡은 정말 훈훈했다

망원 시장에서 만난 작은 온기

by 킨스데이

시장을 좋아합니다.


북적거리고
사람 냄새가 나고
살아가는 기운이 느껴지는 곳.

그래서 가끔 일부러 시장을 찾아갑니다.


망원시장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곳에 오면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왜 우리 동네 시장과는 이렇게 다를까?”

가게들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상인들의 분위기였습니다.

열정이 있고
자기 일에 자부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훈훈호떡"입니다.

항상 줄이 길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 옥수수 호떡.

가격 1,500 원.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함보다 먼저 느껴지는 건
이상하게도 사람의 "온기"였습니다.

가게 앞에서 일하던 가족들의 모습 때문이었을까요.


아들이 사장이고

부모님과 남동생이
묵묵하게

눈빛을 교환하며

각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 장면을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저게 삶이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같이 일할 사람이 있고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프리랜서로 살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성과도
불안도
책임도
대부분 혼자 감당합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괜히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는 채소를 한가득 샀고
저는 초밥, 고로케, 떡갈비 등 이것저것 사고 싶었지만
집이 멀어 포기했습니다.


대신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다음에 또 와야지.”


좋은 동네는
사람을 다시 오게 만듭니다.


시장 구경을 마치고
근처 카페에 앉아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 여기 살고 싶다.”


프리랜서에게 동네는 꽤 중요합니다.

산책하며 생각할 수 있고
조용히 앉아 작업할 수 있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


아파트 단지에서만 살았던 저는
이런 동네의 매력을 뒤늦게 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집값을 검색해 보고
바로 포기했지만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남의 동네를 탐방하는 일에도
충분히 즐거움이 있으니까요.

동네마다 숨어 있는 매력을 발견하고
사람들의 삶을 구경하고
그 온기를 잠시 빌려오는 것.


어쩌면 프리랜서가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태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작은 온기를 하나 얻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