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 실패_사막에서 죽어가는 연인을 구하지 못한 남자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 후기

by 킨스데이

사막 동굴에서 죽어가는 연인을 구하라.


게임이 아닙니다.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 속 알마시 백작에게 내려진 현실의 과제였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캐서린은 경비행기 사고로 크게 다쳤고,

그는 3일 안에 구조를 약속합니다.

하지만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퀘스트 실패.

그는 전신 화상을 입은 채

“영국인 환자”로 불리며
죽음을 기다립니다.


이 영화는 벌써 30년 가까이 된 작품입니다.
젊은 시절의 랄프 파인즈,
그리고 간호사 한나를 연기한 줄리엣 비노쉬.

사막의 광활한 장면과 음악은
여전히 제 마음을 흔듭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며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구하려다
놓쳐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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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건너는 기분입니다.

분명 어디론가 가고 있는데
정말 도착할 수 있을지 확신은 없습니다.


알마시는 끝내 캐서린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죽기 직전
한나에게 안락사를 부탁하면서도
그의 기억은 오직 한 사람에게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는 실패했지만,
사랑까지 실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나는 왜 계속 글을 쓸까?

수익도 없고
보장도 없고
반응도 크지 않은데.


아마도
좋은 작품을 보고 읽으며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마이클 온다치"의 문장을 읽으며
“나는 아직 멀었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도 멈추지는 말자”라고 다짐했습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도 사막을 걷고 있나요?

성과가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걸어본 적 있나요?


저는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한 줄을 씁니다.

사막 어딘가에
작은 오아시스가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