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구조조정 문자 앞에서, 난 아무 말도 못 했다

by 킨스데이

“이제 내 차례야.”

아침 10시 12분,

친구에게서 온 메시지였습니다.


담당이 불러 두 가지 옵션을 제시했답니다.

몇 달치 위로금을 받고 나가거나,
남아서 인사팀이 시키는 대로 재배치되거나.


46세.

대기업에서 ‘관리 대상’이 되는 나이.

코스피 6000,
반도체 기업들의 인센티브 잔치 기사 속 세상과는
전혀 다른 공기였습니다.


어젯밤,
저는 친구에게 관련 업종 기사 링크를 보내며
“요즘 분위기 안 좋다더라. 잘 버텨.”
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괜한 짓이었습니다.

그 한 문장이
친구의 밤을 더 무겁게 했을지도 모르니까요.


저 역시

회사에 남은 사람과
회사를 떠난 사람 사이
어딘가에 서 있습니다.


작년에 구조조정을 당했던 친구는
한 달 만에 이직했지만
또 다른 친구는 1년째 구직 중입니다.


운이 갈랐습니다.

노력이 아니라.


이 사실이
저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오늘 아침, 비가 내립니다.

밤에는 눈이 온다고 합니다.

어제는 봄이었는데.

오락가락하는 날씨처럼
우리의 직장도, 수입도, 내일도
예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오늘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도망치지 않는 것.

겁이 나도
멈추지 않는 것.


솔직히 말하면
저도 이번 달 수입이 확정된 상태는 아닙니다.

지난달에는 115만 원 벌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나와라”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책임질 수 없으니까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강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저 역시 두렵기 때문입니다.


46세의 친구도,
프리랜서 6년 차인 저도,
아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버티고 있겠지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글을 씁니다.


도망치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 이 시절을 돌아보며
“그래도 멈추지는 않았네.”
라고 말하고 싶어서.


혹시 지금
당신도 비슷한 계절을 지나고 있다면,

우리,
이번 달만 같이 버텨볼까요.

저는 계속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