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느니까 버티라고요?

영화감독 17인의 <데뷔의 순간> 도서 후기

by 킨스데이

도서관에서 책 한 권을 집어 들었습니다.


영화감독 17인의 청춘 분투기를 담은
<데뷔의 순간>.

읽다가 이런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하면 는다.”

순간 멈췄습니다.

늘 “재능이 있나?”를 먼저 묻던 저에게
이 말은 조금 색다르게 들렸습니다.


늘어난다고 해도,
그게 밥이 되지 않으면 어쩌죠?


박찬욱 감독도
세 편을 말아먹고 나서야
<공동경비구역 JSA>를 만났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도
입봉작이 실패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단순했습니다.

버텼다는 것.

그런데 저는
이 “버텨라”라는 말이
요즘 들어 조금 무섭습니다.


버티는 동안
통장은 줄어들고,
나이는 늘어나고,
주변 친구들은 은퇴를 준비합니다.


46세.

구조조정 통보를 받는 친구를 보며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6년째 프리랜서입니다.

아직도
“이 길이 맞나?”를
매일 묻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도서관에 가려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글은 늘 것 같아서.

A4 10장이라도 채우면
어제보다는 나아질 것 같아서.


저는 궁극적으로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습니다.

에세이스트든,

소설가든,
드라마 작가든,
시나리오 작가든.

그 이름이 무엇이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재능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만두지 않으면
적어도 늘기는 하겠지요.


그리고 지금 제게 필요한 건
“성공”이 아니라
“중단하지 않는 힘” 같습니다.


버티는 게 답인지
저도 확신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번 달까지만 더 써보려고 합니다.

다음 달도.

그다음 달도.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지금 무언가를 버티고 있다면,

우리,
오늘 하루만 같이 써볼까요.

저는
오늘도 도서관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