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킨스데이 Dec 13. 2023

한 달 동안 뉴질랜드로 러닝 저어니 다녀올게요

 "한 달 동안 Learning Journey 다녀오겠습니다!"


이번 Learning Journey의 목적지는 뉴질랜드.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았다. 회사에서 3년 근속에 대한 포상 유급 휴가 및 휴가지원금이 나왔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여름 날씨에, 몇 달 전부터 서울과 오클랜드를 잇는 에어 뉴질랜드 직항이 생겼으며,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국가 뉴질랜드. 마침 웰링턴에 살고 있는 친구도 있었고, 관심 있는 임팩트 콘퍼런스도 여행 기간 중 오클랜드에서 열릴 예정이라 크게 망설이지 않고 왕복항공권을 끊었다. 한 번 꽂히면 질러야 되는 성격도 한 몫했다. 여행의 경우, 나는 누구처럼 엑셀에다 빼곡히 여행 준비를 하는 섬세한 J형 스타일이 전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솔로여행에 있어서도 크게 불안하거나 두려움이 없다. 특히나 뉴질랜드는 아시아 여성 혼자 여행하기에도 안전할 뿐 아니라 또 혹시 누가 아는가? 솔로 여행 도중에 인생의 파트너를 만날게 될 수도? 내게 여행이란, 컴포트존 안에 웅크리고 있는 나에게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가져다줄 수 있는, 설렘과 기대감, 약간의 불안이 적절히 버무려진 신선하고 상큼한 그린 파파야 샐러드 한 접시와 같다. 


짐 싸기

  평소에 여행은 좋아하지만 짐 싸기는 정말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헐레벌떡 마무리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한 달이 조금 넘는 긴 여행이라 짐 싸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는 하나 막상 필요한 물건이 없으면 불편하기 때문에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그래서 먼저 리스트를 꼼꼼하게 작성하고 차근차근 여행가방을 채워나갔다. 캠프장에서도 며칠간 숙박을 할 예정이라 봄가을 용 침낭과 경량 패딩, 배쓰 타월도 챙겼다. 그럼에도 도시 간 이동은 저가 항공을 이용할 계획이라 20kg를 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짐은 기내에 가지고 들어갈 배낭 하나와 대용량 여행케이스 하나로 한정했다.     


리스트

  침낭, 경량패딩, 슬리퍼, 편한 샌들, 운동화, 양말, 건강보조식품, 상비약, 화장품, 모자, 선글라스, 후드집업, 속옷, 상의, 하의, 여름 재킷, 수영복, 스카프, 선물용 마스크팩, 땡큐 카드, 책, 컵라면, 에너지바, 타월, 배쓰 타월, 랩탑, 멀티어댑터, 핸드폰 충전기, 배터리, 여권, 노트, 펜, 에코백, 신용카드, 안대, 이어폰, 면봉, 화장솜, 손톱깎이, 네일 제품.   


NZeTA 

  대한민국 국민이 뉴질랜드에 입국하려면 e-비자가 필요하다. 뉴질랜드 이민국 웹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후 3일 정도 소요된다고 쓰여있다. 비용은 2020년 1월 기준 12 NZD (모바일 앱을 통하면 9 NZD). 여기에 환경보전금 35 NZD가 추가돼 총 47 NZD를 신용카드로 지불했다. 해당 e-비자는 2년 간 유효하다. 관련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나는 구글링을 급하게 했다가 다른 에이전시 사이트로 들어가 비자 프로세스 비용으로 약 90 NZD를 낼 뻔했다. 다행히 즉시 발견하고 고객 센터에 이메일을 보내 여행이 취소 됐다며 환불 신청을 했고, 다행히 모두 환불받을 수 있었다.     


환전

  지난 쿠바 여행 때 환전해 두었던 360유로를 그대로 가져가서 현지에서 환전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ATM에서 인출할 계획이다. 1 뉴질랜드 달러는 약 766 원으로 편하게 800 원으로 계산했다. 


여행 정보 수집과 일정 계획 

  사실 인터넷에는 뉴질랜드 여행 관련 정보가 넘쳐난다. 잘 선별해서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나는 최근에 뉴질랜드 여행을 다녀온 친구의 생생한 정보와 일정, 현지 친구의 추천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액티비티 등을 중심으로 여행 정보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일정을 짰다. 여행 기간 중 마음 가는 대로, 기분 따라 여행할 수 있도록 2주 정도는 교통과 숙박 예약 없이 그래도 오픈해 두었다. 여행 중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거나 더 머물고 싶을 때와 장소가 있을 수도 있으니 여유 있게 힐링하는 자세로 다니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그리고 기내 안전 비디오 

밤 비행기라 모바일 체크인을 통해 시간을 좀 벌어두고 되도록 너무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그래도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은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서양인 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보였다. 에어뉴질랜드 체크인 카운터에서 최근 중국에 다녀온 경험이 있냐고 질문을 받았고 없다고 하자 크게 무리 없이 수속을 마쳤다. 어학연수 가는 한국인 학생들 때문인지 비행기는 만석이었고, 맛없는 기내식을 멀리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책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했다. 기내안전비디오에서 소개되는 Aotearoa (마오리 언어로 뉴질랜드를 지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더불어 출연진과 내용 구성에서 뉴질랜드가 추구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보면서 최근 논란이 된 아이돌 중심의 대한항공 기내 안전 비디오와 비교돼 씁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11시간 후, 나는 드디어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다.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그 소박한 사이즈에 살짝 놀랬다. 입국 시 들여오는 제품에 대한 검역이 남달리 강도가 세다고 느껴졌고 강했고 적발 시에는 400 NZD 벌금을 내게 되어있다. 나는 컵라면과 스낵을 자진 신고했다. 밖으로 나오니 더웠고 공기는 말도 못 하게 맑고 쾌청했다. 오클랜드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우버를 바로 탈 수도 있었지만 비용 절약을 위해 스카이버스를 먼저 타고 시내로 들어간 다음에 우버로 이동했다. 내가 이번에 머무는 M Social 호텔은 싱가포르 출장 때도 이용했던 프랜차이즈 호텔이라 안심이 되었다. 체크인 후 샤워를 한 다음 주변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백인이 많이 있는 깨끗한 싱가포르 같은 인상을 받았다. 사람들은 착하고 나이스해서 범생 같이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구글맵에서 찾은 food truck garage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메뉴를 살펴보니 건강한 fast food를 지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헴프로 만든 wrap 메뉴를 주문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카운트 다운 슈퍼마켓애서 나의 최애 과일인 흑자두와 그린 애플을 구매했다. 오클랜드는 밤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했고 길을 걷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서로 미소를 짓는 분위기였다. 내일 웰링턴으로 이동하기 위해 체력을 비축하면서 시차에도 적응할 겸 일찍 잠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번생 마지막여행] 그래, 결심했어. 쿠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