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밖 디자인 이야기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7월, 아무리 더워도 크리데이는 다녀와야겠죠?! 7월 Cre-Day에는 BX 디자인팀과 UI디자인팀이 나뉘어 가까운 K현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사무실에서 벗어나 K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위대한 낙서전展 : OBEY THE MOVEMENT>와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 Geek Zone展>을 보고 느낀 것들을 가볍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 Cre-Day : Creative Day
크리데이는 사무실을 벗어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방문, 전시 관람 등 문화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디자이너로서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 시간입니다.
컬러감 넘치는 그래피티와의 만남!
위대한 예술이란 예술을 접하는 사람들이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때이다.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바로 우리시대의 예술을 통해 현재를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
뉴욕 슬럼가에서 시작된 그래피티 아트는 즉흥적이고 장난스러운 낙서를 거리의 벽에 그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낙서가 큰 도시 문제가 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의 한 영역으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입구부터 멋진 포토월이! 'OBEY THE MOVEMENT'라는 전시 이름에 걸맞게 전시장은 곳곳에 포토월이 있으며 사진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세계적인 그래피티 작가들의 ‘위대한 낙서’를 만나볼까요?
NICK WALKER는 스텐실 기법을 사용하는 대표적 작가입니다. 스텐실 기법은 글자나 무늬, 그림을 오려낸 후 그 자리에 물감을 넣어 그림을 찍어 내는 기법으로, 그래피티 아트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닉 워커의 작품 속에는 ‘중절모를 눌러 쓴 블랙 수트의 사나이(The Vandal)’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그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의 또 다른 자아라고 합니다.
화려한 색감으로 작품 자체가 포토월이 되었던 이 곳! 파리에서 활동중인 아티스트 JONONE의 작품입니다.
그의 작품은 다이나믹하고 거침없는 붓터치와 흘러내림이 특징입니다.
OBEY GIANT의 작품은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데요. 티셔츠, 스케이트보드, 포스터 등으로 거리를 점령한 OBEY GIANT 캠페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하여, 2008년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HOPE 포스터를 통해 가장 영향력 있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고 합니다.
M. GHAT (무소 샤)는 1997년 프랑스에서 대중에게 등장한 그래피티 고양이의 이름이라고 해요. 정의, 행복, 평화 등 인류가 지향해야 할 메시지를 전달하는 고양이는 친근하지만 깊은 메세지를 내포하고 있었네요 :)
마지막은 ZEVS(제우스)의 작품으로, 다양한 기업 로고처럼 겉보기에 견고해 보이는 이미지들을 보이는 것 보다 불안정하게끔 흘러내리는듯 변형시켜서 그 어떠한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홍콩에서 샤넬 로고를 흘러내리게 하는 작업을 하다가 체포된 유명한 일화도 있네요.
다양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자유로운 작품만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던 '위대한 낙서전'이였습니다 :-) 단순히 재미로 그리는 낙서가 아니라 의미있는 메세지를 담고 작품으로 탄생한 것을 보니, 예술에 또 한번 감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내재된 괴짜성을 만나는 시간
두 번째로 관람한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 Geek Zone>展은 독자적인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현재를 살아가며 끊임없이 사회에 의문을 던지는 괴짜들, 그런 괴짜들이 바라보는 우리 현실을 여러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K현대미술관의 지하1층/4층/5층, 총 3개의 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전시 공간이 매우 넓었고 작품의 방대함과 자유분방함에 실제로 이상한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안의 '괴짜성'을 끄집어내 줄 작품들을 만나볼까요?
이 시대의 진정한 괴짜들이 모인 곳. 이들은 보이지 않는 현상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에 일어나는 일들에 주목했다고 합니다. 현시대의 일들을 독특한 이미지로 구현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사물을 선하나로 표현하는 라인드로잉에 네온으로 생기를 불어넣어 서브컬처를 재해석한 윤여준 작가의 작품입니다. 작가는 사물을 선 하나로 단순하게 표현하는 라인 드로잉을 좋아하는데요, 선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 중에서도 시각적인 효과가 탁월한 네온사인을 선택했습니다. 평면적인 일반 드로잉과 다르게 층층이 공간감있게 구성한 네온 드로잉을 보니 더 신비롭고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보자마자 입에 침이 고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끈적이는 느낌의 색 점토의 사탕 반죽들이 전시장 곳곳에 붙어 늘어져 있었습니다. 작품에 혀를 갖다 대고 싶을 정도로 침이 고이는 순간, 옆에 캔디머신이 설치되어 있어서 뽑아 먹을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 참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
다음은 조주현의 작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이 들기 직전까지 우리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습니다. 미디어는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더 자극적인 이미지를 생산해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공감 능력은 무뎌지고 퇴보되기도 합니다. 조주현 작가의 작업은 미디어의 자극적인 이미지들을 재해석하여 화려한 색채를 통해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우리를 한번 더 현혹시킵니다. 멀리서 보고 예쁜 색감에 이끌려서 다가가보니 현재 우리사회의 크고 작은, 또는 가슴 아픈 사건들을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T-T
-이미지출처 : jo-joo.com
이 시대 괴짜들은 끊임없이 앞으로 진전하고 진화합니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에게 미래가 있고 우리 사회가 발전되는 것이 아닐까요? 진화를 꿈꾸며 미래를 상상하는 괴짜들을 소개합니다.
고구마 작가는 군 복무 중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얻었는데, 투병 기간 동안 조금씩 컴퓨터로 그림을 그려 SNS에 올렸던 것이 많은 이들에게 호응을 불러 일으켰고 작가에게 병을 견딜 수 있는 많은 용기를 주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는데요, 건전지 +극과 -극이 닿아 빛을 발하는 것처럼 사람의 감정도 이처럼 서로 맞닿아 네온사인처럼 빛을 발하고 있네요.
팝아트를 연상시키는 슈가미트 스튜디오의 작품입니다. 이찬행 작가와 지원재 작가로 이루어진 슈가미트 스튜디오는 음악, 영화, 전시, 대화 등 주변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작업을 합니다. 뉴욕의 길거리 문화에 매료되어 흑인음악, 스케이트보드, 그래피티 등에서 작업의 형식을 표방하여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함으로써 슈가미트 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은 지니리의 작품입니다. 마이클잭슨 혹은 제임스 딘이 심플한 선, 화려하고 세련된 색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크고 다이아몬드 같은 눈이 매력적이네요. 눈빛이 아련합니다.
4층, 5층을 다 구경하고 지하1층으로 가면 독립운동가들을 그래피티와 함께 녹여낸 작품들이 쭈욱 늘어져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독립운동가의 모습들을 재미난 그래픽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한 것이 매우 인상 깊었고, 친근감이 느껴지기까지 하네요. 저희 팀원들은 독립운동가분들 옆에 나란히 서서 사진도 한장 남겼습니다~
- 작품 설명 출처 :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 Geek Zone展> 전시장 내 가이드북, 리플렛
이렇게 소개드린 작품들 외에도 아래와 같이 재밌는 작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위대한 낙서전展 : OBEY THE MOVEMENT>와 <이상한 나라의 괴짜들 : Geek Zone展>의 작품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전시 작품이 너무 많아 모두 소개해드리지 못해서 아쉽네요. 두 전시 모두 작가들이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각자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가득했는데요, 그냥 단순히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중간중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사진도 남길 수 있는 설치물이 있어서 더 친숙하고, 편하고 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이번 7월도 크리에이티브한 감성 충전에 성공하고 왔네요~ :-)
그럼 다음 크리데이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