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메간헤스 아이코닉전> 관람
2019년 황금돼지해가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2월의 끝자락에 전해드리는 크리데이 후기입니다. 저희 디자인팀은 11월 크리데이 일정으로 서울숲갤러리아포레에서 전시 중인 <메간헤스 아이코닉전>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화려한 패션 일러스트들뿐 아니라 다양한 전시 기법이나 공간 구성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요, 이 글을 통해 가볍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Cre-Day : Creative Day
크리데이는 사무실을 벗어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방문, 전시 관람 등 문화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디자이너로서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 시간입니다.
호주 태생 작가인 메간 헤스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패션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패션 일러스트가 아닙니다. 작품 속 여성은 항상 당당하고 용기 있으며 자신감 넘치는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의 여성들로 그려져 있습니다. 디자이너로 시작하여 <섹스 앤 더 시티> 작가 캔디스 부쉬넬의 요청으로 책의 모든 삽화를 그리면서 그녀의 인생은 모든 것이 바뀌게 됩니다. 그 이후 전 세계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을 하게 되며 미셀 오바마의 초상화 및 디즈니 신데렐라를 그리는 영광까지 얻게 됩니다. 현재는 럭셔리 호텔 체인 Oetker Collection의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으며 왕성한 작품 활동 및 많은 브랜드들과 협업 중입니다.
첫 번째 존에는 특정 브랜드를 위한 그림이 아닌 자신의 스타일로 채운 그림들이 쭉 전시되어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작업실 컨셉으로 꾸며져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패션 일러스트답게 그림들 속의 옷들에 시선이 꽂힙니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단순하게 패션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습니다. 메간 헤스는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상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기네스팰트로, 레이디 가가, 마돈나, 비욘세 등 여러 유명인들이 그녀의 작업에 감명을 받아 함께 작업을 하였는데, 그중 미쉘 오바마의 초상화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이 그림은 직접 백악관에 초대받아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백악관의 세세한 부분까지 사실적으로 그려야 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필요했다고 하네요.
작가 캔디스 부쉬넬의 <섹스 앤 더 시티>는 원래 연애에 관한 지식과 친구들의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다뤘던 칼럼이었는데요, 칼럼은 책으로 묶여 출간되고 동명의 TV시리즈로도 제작되었는데 이 TV시리즈가 여성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어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따라서 종영이 된 후에 <섹스 앤 더 시티>를 새로운 디자인의 개정판으로 출간하기로 했고 캔디스 부시넬은 새로운 표지를 담당할 일러스트레이터로 메간헤스를 지목했다고 합니다. 뉴욕의 고층빌딩을 배경에 두고 네 명의 주인공이 칵테일을 즐기는 매력적인 이미지는 이때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삽화로 메간헤스는 패션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고, 그 후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그녀의 인생은 아주 드라마틱하게 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섹스 앤 더 시티 존'은 주인공 캐리방을 모티브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화려한 캐리의 모습과는 다르게 공간은 블랙 앤 화이트로 심플하게 꾸며져 있었는데요, 이는 극 중 캐리가 저널리스트로서 흰 바탕에 글을 써 내려가는 것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공간 한쪽 구석에는 구두상자가 어지럽게 쌓여있었고 각종 소품과 수십 권의 잡지 등이 캐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기서 하나 재밌는 사실은, 이 공간 구성을 배우 심은진씨가 했다고 하네요..! 오오)
'럭셔리 브랜드존'은 세계 패션 브랜드가 모두 모여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메간헤스는 샤넬, 크리스찬 디올, 루이뷔통, 펜디, 까르띠에, 프라다, 지방시, 티파니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하였는데, 많은 브랜드를 작업하면서도 그 브랜드별로 고유의 특징을 뽑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시켰습니다. 역시나 작품 속 여성들에게 넘치는 자신감이 느껴지네요.
그중 펜디의 컨셉으로 제작된 그네입니다. 실제로 타볼 수도 있었는데, 저희 팀원들은 신나게 타고 사진도 찍고 재밌는 경험을 나눴습니다. 이 포토존에서는 삼성 갤럭시s9과 프로모션을 통해 그네 타는 모습을 슈퍼 슬로우 모션으로 담아 메일로 바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더 드레스 존'은 가운데 런웨이를 중심으로 메간 헤스의 드레스 작품 양옆으로 100여 점이 전시되어있던 존이었는데요, 마치 패션쇼에 초대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이애나비, 오드리 햅번, 마릴린 먼로, 마돈나, 비욘세 등 유명 스타들이 입어서 화제가 됐던 드레스들의 일러스트가 전시되어있습니다. 스타가 입은 한 벌의 드레스 안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듬다운 드레스 그림들을 패션쇼 같은 공간에서 보니 더욱 더 실감나네요.
패션은 런던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미화된 뒤
밀라노에서 고급스러워진 다음
결국 뉴욕에서 팔린다.
다음은 패션의 중심지인 뉴욕을 배경으로 구성되어있는 공간입니다. 뉴욕은 메간헤스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도시이며 그가 삽화를 그린 '섹스 앤 더 시티'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이 공간은 메간헤스가 뉴욕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을 담아낸 공간인 듯 합니다. 당당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걸어가는 뉴요커의 모습을 통해 시크하고 열정적인 분위기의 도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꽤 큰 전시였지만 이렇게 사진 찍을 공간들을 마련하여 쉬어가는 시간을 만든 것이 좋았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파리의 풍경입니다. 뉴욕이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면, 파리는 낭만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습니다. 파리의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이 공간은 그림과 함께 실제 벤치와 가로등을 설치하여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네가 믿기만 한다면 언제든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단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동시에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메간헤스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패션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들었는데, 그 책의 주인공인 쥐 이름이 '클라리스'입니다. '클라리스'는 프랑스 산속에 살며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귀여운 생쥐인데요, 개구리 친구들의 도움으로 파리로 떠나 고양이와 함께 멋진 드레스와 예쁜 옷들을 만들면서 우정을 쌓는 이야기입니다. 패션 이야기로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책까지 만들었다는 것이 흥미롭네요.
마지막 공간에는 메간 헤스의 핑크 드레스 작품과 영국 맥퀸즈 수석 디자이너가 1000개의 꽃으로 만든 작품이 있었습니다. 메간 헤스는 평소에 꽃을 이용하여 우아함과 아름다운 정신을 표현했다고 하는데요, 이 드레스는 정말 보기만 해도 우아함이 뚝뚝 떨어집니다.
메간헤스 아이코닉전
기간 : 2018.10.18 ~ 2019.03.30
장소 : 서울숲갤러리아포레 (더서울라이티룸 1, 3관)
오픈 시간 : 월~목, 일요일 11:00 ~19:00 / 금요일 11:00~22:00 / 토요일 10:00~20:00
티켓 : 성인 15,000원 / 청소년 10,000원 / 어린이 8,000원
- 작품 설명 출처 : <메간헤스 아이코닉展> 전시장 내 가이드 설명글
<메간헤스 아이코닉전>은 단순히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 구성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어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캐리'방을 모티브로 구성된 공간, 실제 런웨이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 작가의 작업실처럼 꾸며놓은 공간 등 다양한 공간 구성이 기억에 남는 전시였네요! 내년 3월 30일까지 진행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여유있게 가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크리데이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