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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CASE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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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논 Jan 12. 2023

사용자를 채찍질하는 UX 전략

UX CASE STUDY : 자이가르닉 효과 (미완성 효과)



드라마를 보다가 스토리가 다 끝나지 않은 채, 끝나버리는 바람에 답답했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요즘은 넷플릭스 덕에 이런 경우가 줄어들긴 했지만, 사실 끊는 타이밍만 바뀌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나온 [더글로리] 드라마는 복수극을 끝내지 않은 채 시즌 1을 끝내버려서 시즌 2가 나오는 3월만 목 빠지게 기다리도록 만들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꼭 결과 발표를 앞둔 결정적인 순간에 광고를 내보낸다. 이럴 때마다 '방송국 놈들!!' 하며 화를 내면서도 결국 어쩌지 못하고 결과를 보기 위해 기다린다. 


이 모든 것들이 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용한 제작진에게 걸려든 사례들이다.






 Zeigarnik Effect

자이가르닉 효과 혹은 미완성 효과라고 불리며, 성공한 일보다 끝마치지 못하거나 실수를 해서 완성하지 못한 일을 더 오래 기억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1927년 Bluma Zeigarnik는 비엔나에 있는 레스토랑에 갔을 때 이 현상을 처음 발견했다. 아직 계산이 완료되지 않은 테이블의 경우, 웨이터가 주문 세부 내역을 모두 외우고 있었지만, 계산을 완료하고 곧바로 다시 레스토랑에 들어갔을 땐 웨이터가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몇 차례의 실험을 통해 중간에 작업이 중단된 사람들이 작업을 완료한 사람들보다 신이 하던 일을 기억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 UX에 자이가르닉 효과 적용하기

사람들이 불완전한 작업으로 인한 긴장을 싫어하는 것을 이용하여 더 어려운 작업을 완료하도록 돕고자 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 가능하다.


➜ 대표 사례 1

 프리미엄 전략 (Free+Premium : Free-mium) 


► 게임에서 기회를 다 잃었을 때, 인앱 결제를 유도 (사진 : 캔디크러쉬)


► 콘텐츠를 읽다가 중간에 끊고 구독권 결제 유도 (사진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 Writing Issue가 있다는 것만 알려주고 어디가 틀렸는지, 어떻게 고치는지 보려면 결제를 하도록 유도 (사진 : Grammarly)



드라마나 웹툰을 스토리 중간에 끊고, '다음 이 시간에'라고 말하며 보는 사람을 찝찝하게 만드는 자이가르닉 효과를 잘 사용한 예시가 바로 '프리미엄 전략' 이다. 여기서 말하는 프리미엄은 Free와 Premium을 합친 용어로, 일단 '공짜로 맛보기'를 제공한 후에 더 원하면 '프리미엄 결제'를 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마케팅에서는 굉장히 흔하게 사용되는 전략이기에 가져올 예시도 많았다. 






 대표 사례 2

 링크드인 (Linkedin) 




링크드인은 자이가르닉 효과를 사용해서 가장 큰 온보딩 문제를 해결한 대표 서비스다. 


위 예시에서 왼쪽 사진을 보면 링크드인에 처음 가입을 하고 거의 비어있는 프로필 상태가 보인다. 예시에서는 채워야하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표시 해뒀지만, 실제로는 어떤 걸 채워넣어야하는지 뭐가 비어있는지 한 눈에 알기 어렵다.


온보딩 페이지는 사용자와 서비스의 첫 번째 접점으로 서비스의 첫 인상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포인트다. 하지만 링크드인처럼 처음부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면 사용자의 이탈율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링크드인은 진행률 표시줄, 즉 Progress bar를 넣어서 프로필을 채우도록 유도한다. 오른쪽 그림이 그 예시다. progress bar를 통해 '프로필이 미완성된 상태' 라는 걸 인지한 사용자는 프로필을 완성시킬 때 까지 마음 한 켠이 불편할 것이다. 


온라인 프로필을 채우도록 하기 위해 자이가르닉 효과를 사용하는 건 링크드인 뿐만이 아니다.



위 예시처럼 페이팔 (paypal) 에서도 프로필 완성도를 시각화하여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프로필을 완성하도록 유도한다. 이 외에도 온라인 프로필이 필요한 서비스들은 흔하게 이러한 UX 전략을 사용한다. 








 대표 사례 3

 스타벅스 (Starbucks) 


출처 : https://trip98.tistory.com/1306 & https://m.thepublic.kr/news/view/1065590500562531



스타벅스를 대표 예시로 들었지만,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스탬프를 찍어주고 몇 개 이상 채우면 무료로 하나 더 주는 쿠폰을 사용하는 카페나 음식점은 모두 이 예시에 포함된다. 스타벅스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보통의 카페나 음식점은 일단 그 가게에 가서 첫 주문을 해야 이 프로세스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첫 주문을 하고도 쿠폰이 필요없다고 말하면 스탬프 10개를 모으는 목표 자체를 갖지 않을 수 있고, 미완성 효과에 낚이지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카드'가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는 특화된 차별점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 카드를 선물 받은 사람이 카드를 사용하여 커피를 구매하면 자동으로 별☆이 적립되고, 이미 받은 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소비자는 보상을 받기 위해 카드를 등록하고 별을 모으기 시작한다. 


실제로 이 전략을 사용하여 2013년, 미국인 8명 중 1명이 연휴기간동안 스타벅스 카드를 받았고 스타벅스는 150만 명의 신규 리워드 회원을 확보했다고 한다.






사실 링크드인과 스타벅스 예시들에서는 자이가르닉 효과 외에도 인간의 심리를 잘 이용한 3가지 전략이 더 이용되었다.



 Endowed Progress Effect

 부여된 진행 효과  목표를 향한 인위적인 진보를 제공하면 목표를 달성하려는 동기가 더 커지는 효과


여기서 말하는 '인위적인 진보'란, 전체 To Do List 중 10-20%는 사용자가 모르는 새에 달성하도록 만들어놓은 것을 의미한다. 예시를 들어보자.


링크드인을 가입하며 이름과 직업을 입력했더니, 프로필 작성 2단계를 완료했다.

선물받은 스타벅스 카드를 사용해서 커피를 구매했더니, 별☆이 자동으로 적립됐다.


그저 서비스 온보딩을 거쳤을 뿐인데 이미 목표의 10-20%를 달성한 것이다. 이를 확인한 사용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설정된 목표임에도 달성하기 위한 동기가 더 커짐을 느낀다.



⚠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인위적인 진보'라고 해서 스타트 지점을 위조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예시를 든 링크드인에서는 실제로 프로필을 채우는 온보딩 단계를 수행했기 때문에 2단계를 완료한 것이고, 스타벅스도 실제로 카드를 사용해서 커피를 구매했으니 별☆이 채워진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사실에 기반하여 스타트 지점이 조정된 것이라는 게 중요하다. 






 Goal Grandient Effect

 목표 가속화 효과  목표에 더 가까울수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는 현상


이 효과는 1930년 대, 심리학자 Clark Hull이 '미로에서 달리는 쥐의 시간 측정' 실험에서 쥐가 보상(음식)에 가까워질수록 더 빨리 달린다는 결과를 통해 밝혀낸 효과다.


또 다른 연구원인 Judson Brown은 1940년 대에 음식을 향해 달려가는 쥐에게 하네스를 부착한 후, 쥐가 멈추었을 때 하네스를 얼마나 세게 잡아당기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음식에 더 가까이 멈추었을 때의 쥐가 멀리 떨어진 쥐보다 더 세게 당기는 것을 발견했다.


위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목표 가속화 효과는 부여된 진행 효과를 뒷받침해주는 이론이기도 하다.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인위적인 진보를 제공함으로써 목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만들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가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Goal Visualisation Effect

 목표 시각화 효과  목표와 진행과정을 시각화했을 때, 목표 추구에 대한 동기가 극대화되는 효과



이 효과는 Progress bar에 대한 얘기다. 


만약 링크드인 프로필을 2단계 만큼 채웠는데, 혹은 스타벅스 멤버십에 별☆이 적립되었는데, progress bar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그걸 알 도리가 없다. 서비스가 인위적인 진보를 제공하든 말든, 이제까지 얼만큼 수행했는지, 앞으로 뭘 더 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기에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 부여도 되지 않는다. 


즉, 목표를 시각화 하지 않으면 '부여된 진행 효과'나 '목표 가속화 효과'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여러 이론이 통합된 사례 1

 애플 워치 (Apple Watch) 


출처 : Apple


이정도면 사용자의 마음을 갖고 노는 것이 아닐까 싶은 애플워치. 목표 달성을 위한 모든 심리학 이론을 다 갖다 때려박은 수준이다.


활동량 목표를 동그란 링으로 시각화해서 보여주고 (목표 시각화 효과) 조금만 걷거나 움직여도, 아니 앉아있다가 일어나기만 해도 운동량과 일어서기 횟수 링이 채워지고 (부여된 진행 효과) 목표에 가까워 지면 "OO님, 움직이기 링을 거의 완성했어요. 조금만 더, 12분 동안 빠르게 걸어주세요" 라는 메세지를 쉴새없이 보내며 하루가 끝나기 전에 일일 목표를 채우도록 독려한다. (목표 가속화 효과) 사실 저 메세지를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건 독려라기 보단 채찍질에 가깝다.


무엇보다 링을 완성하지 않으면, 혹은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해야 받을 수 있는 배지를 아깝게 놓치면, 괜히 찝찝하고, 좀 더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맴돈다. (자이가르닉 효과)


여기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친구에게 운동 기록을 공유할 수도 있고, 기간을 정해 경쟁하는 '겨루기' 기능도 있다. 애플 제품의 사용성은.. 여러모로 대단하다.


부작용이 하나 있다면, 너무 많은 '목표 달성 유도 전략'에 묶여 부담을 느낀 사용자가 애플워치 착용하는 거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 (나처럼)







 여러 이론이 통합된 사례 2

 네이버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 



2022년 네이버 블로그에서 주간일기 챌린지 이벤트를 열었다.


일주일에 한 번, 블로그를 써서 발행하면 스탬프를 찍어주고 (목표 시각화 효과) 스탬프를 많이 받은 사람에게 상품을 주는 간단한 이벤트다. 꼭 스탬프를 다 채워야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1달, 3달, 6달 별로 상품이 다르다. 6달동안 매주 블로그를 작성하지 않고 3주동안 3개만 발행해도 목표 달성이 코 앞에 있는 것이다. (목표 가속화 효과) 그렇게 1달을 채우면 3달도 채우고 싶고, 3달을 채우면 6달도 채우고 싶어진다. (자이가르닉 효과) 이미 블로그를 쓰던 사람이라면 '주간일기챌린지' 태그를 다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스탬프를 받아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부여된 진행 효과) 


2021년 기준, 네이버 블로그의 새 콘텐츠가 3억 개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는데, 2022년에 주간일기챌린지 이벤트를 통해 또 한번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을 것 같다. 주 소비 콘텐츠가 '글'에서 '영상'으로 넘어간 이 시점에서 블로그의 생산량과 소비량을 이렇게 지킨다는 게 대단하다.






 여러 이론이 통합된 사례 3

 동영상 강의 (E-Learning) 



유데미 (Udemy) & 코세라 (Coursera)


온라인 강의 플랫폼은 사용자(학습자)의 목표 달성률을 높이고 싶어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위 예시에서 볼 수 있듯, 유데미와 코세라 모두 수강률을 progress bar로 만들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목표 시각화 효과) 강의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영상만 봤더라도 수강률은 어느정도 채워지기 마련이다. (부여된 진행 효과) 특히, 코세라의 경우 전체 강의를 week 4로 쪼개어서 자잘한 목표를 더 자주 이룰 수 있게 만들었다. (목표 가속화 효과) 이러한 효과들이 합쳐져서 강의 수강률이 100%에 도달하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은 Progress bar의 빈칸이 신경쓰이도록 만들었다. (자이가르닉 효과)





⚠ DO NOT USE


소개된 예시들에서 볼 수 있듯, 자이가르닉 효과는 UX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전략이다. 하지만 아래와 같이 두 가지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1. 너무 짧을 때

 : 달성해야하는 목표까지의 과정이 짧은데 중간에 끊어버리면 오히려 작업 완료의 기쁨을 빼앗는 것이다.


2. 너무 쉬울 때

 :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에 대해 과하게 설계하지 않아야 한다.






 시작이 반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부터 부여된 진행 효과, 목표 가속화 효과, 목표 시각화 효과까지.


목표 달성에 대한 심리학 이론과 UX에 적용된 사례를 살펴보니 "시작이 반이다" 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아무것도 안했을때보다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가 높아지고 (부여된 진행 효과) 시작을 하고 보니 미완성된 작업이라는 생각에 찝찝한 마음이 생기고 (자이가르닉 효과) 그렇게 좀 더 하다보면 목표 달성에 가까워져서 동기부여가 더 강해지니 말이다. (목표 가속화 효과)


그리고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강조하는 '목표를 시각화 하라' '목표를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라' 등의 말도 '목표 시각화 효과' 라는 심리학 이론이 뒷받침 된, 나름 근거 있는 성공 전략이었다.


몇 일 전에 progress bar가 필요한 이유로 '노동 인식 편향' 개념에 대해 정리했었다. 


https://brunch.co.kr/@design-nonri/65


그리고 이번 글에서 소개한 미완성 효과까지 progress bar는 정말 많은 심리학 이론들이 뒷받침 된 UI 개체였다. 작은 UI 개체도 다시 보라는 깨달음이 한 번 더 머릿속을 스친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이 하나 있다.

이 이론에 대해 설명했을 때, 누군가가 이렇게 말을 했다.


나는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아 이정도면 됐지' 하면서 오히려 포기하게 되던데?



역시, 가장 흥미로운 연구 분야는 '인간'이다.






내용 출처


https://growth.design/case-studies/zeigarnik-effect


https://www.verywellmind.com/zeigarnik-effect-memory-overview-4175150


https://uxdesign.cc/endowed-progress-effect-give-your-users-a-head-start-97d52d8b0396


https://uxplanet.org/the-zeigarnik-effect-in-digital-products-5bb153563f0d


https://medium.com/usabilitygeek/how-to-use-zeigarnik-effect-in-design-ec09f4cb67b8


https://zapier.com/blog/endowed-progress-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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