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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다짐의 유효기간

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연말이 다가오자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다시 꺼내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반기에 쓰던 수첩을 꺼내서 작년 연말부터 열심히 세워둔 올해의 계획을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그가 연초에 세웠던 올해의 키워드는 “정리”였다. 하지만 연말이 되어가도록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많이 쌓여있는 게 사실이었다. 운동 역시나 그의 우선순위 중에서 머물던 것도 몇 달뿐이었고, 여름 이후로 다시 운동을 하기까지 오랜 기간을 쉬기도 했다. 


연초에는 다들 작심삼일을 조심하기 위해 3일에 한 번씩 다짐을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하지만, 정말 다짐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았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다짐보다 조금 더 오래 끌기 위해 누군가에게 그 다짐을 선포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지키지 못했다는 소심한 자아성찰이었다.  


다짐의 유효기간을 늘려가는데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너무 크고 이상적인 목표보다는, 하루의 습관으로 들이면서 조금씩 성취해나갈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로 잡아본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성취했을 때에, 스스로를 격려하고 칭찬할 수 있도록 확인 가능한 수치를 기록하거나 누군가에게 인증하도록 한다.  


오늘도 남은 올해를 어떻게 보낼지 다짐하고,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그에게 남은 시간이 온전히 다짐의 유효기간 속에 들어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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