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나이가 들수록 칭찬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갓난아기일 때는 눈짓 하나에도 쏟아지던 칭찬이 있었는데, 이젠 아무리 노력해도 칭찬을 받기가 힘들어졌다. 어떻게 했을 때 누군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맞춰가고, 노력해야만 평균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버린 듯하다.
도덕감정론의 저자인 애덤 스미스는 칭찬받고 싶어 하는 마음에 비해 자격이 없는 칭찬을 거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는 칭찬은 받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기엔 초점이 흐려진 것 같아 겨우 하루를 살아간다.
그는 직장에서의 성과에 뒤따라오는 칭찬에 목이 마르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가 한 프로젝트가 SNS상에서 수많은 팔로워들을 만들어 내자, 친구들이나 가족들까지도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쾌감을 맛보게 되었다.
여럿이 함께 했던 팀 프로젝트였지만 팀장으로서 어느 정도의 칭찬을 받아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동안 칭찬을 들었다는 생각에 무척 뿌듯한 며칠을 보냈다.
하지만 곧이어 다른 프로젝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고, 자신의 프로젝트는 지난달의 어느 아무개가 담당했던 과거 프로젝트로 남게 되었다.
칭찬의 유지기간은 마치 흔들리는 파도 위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하는 서핑보드 마냥 휘청거리다가 금세 물살에 휩싸이는 기간만큼이나 짧게만 느껴졌다. 만족감을 잃고 싶지 않았던 그는 그 상태로 멈춰있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비단 그의 마음뿐이었을까. 이번엔 옆자리의 팀장이 그 쾌감을 누릴 차례였다.
칭찬을 목말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칭찬을 맛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요즘, 과연 현실에 충실한 칭찬이 무엇일까 고민이 된다. 사다리를 앞에 두고 더 이상 올라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올라가서 뒤에 따라오던 사람들을 앞질렀다고 기뻐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