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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몽

그녀는 가지고 있던 작은 땅을 처분하고 부모님 고향인 목포에 내려가 정착하였다.


5년 전, 그녀는 경기도의 작은 아파트를 팔아서 집을 지을 요량으로 외곽지역에 땅을 마련했다.

원룸과 작업실, 주택을 지어서 고정적인 임대수익과 주거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건물을 짓는 데엔 적지 않은 자금이 필요했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어느 정도 돈을 빌리고자 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더 이상 돈이 없다고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부모님은 기존의 큰 아파트를 처분하고 그보다 작은 집으로 이사했지만, 그래도 아직 일하는 아주머니를 쓸 정도로 기존의 생활수준은 유지하고 싶었다.


사립학교에 다닐 정도로 부유하게 자란 형제들은 커서도 부모에게 사업자금을 요청하거나 생활비를 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거나 이혼하여 다시 부모님께 손을 벌리곤 했다.

언니는 뒤늦게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식당에서 일을 해보기도 했지만, 친근한 성격에 말이 많고 손은 느린 바람에 며칠 일하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 언니는 예민한 성격과 불우한 이혼 탓에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했다.


형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립적이었던 그녀는 가능하면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근래 자금이 부족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렸는데 거절당하자, 마음속에 부모님에 대한 섭섭한 마음이 커졌다. 상대적으로 지원을 덜 받고 자신은 가족 안에서 항상 차별당했다는 피해의식이 커져만 갔다.

따라서, 언니, 오빠에 대한 미움이 점점 커졌고, 거의 의절하다시피 하게 되었다.


목포에 정착하여 오래된 작은 아파트와 작은 오피스텔 하나를 사서 거기서 나오는 월세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족함 없이 자란 생활양식은 그녀의 밑바탕에 자리 잡고 있기에, 항상 좋은 안목은 유지하고 있었다.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펜션 청소일을 해보기도 하고, 카페 아르바이트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저축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마간 있던 자금을 털어서 M사의 배달사업을 시작했다.


하나의 사업자로서 택배차량도 구비해야 했다. 어리바리 중고 택배차를 비싼 값에 구매했지만 자신이 시작하는 처음 사업이 설레기만 했다.

첫날, 택배차의 높이를 가늠하지 못하고 지하 주차장에 진입하다 그만 스프링클러와 천장턱과 걸리어 대형사고를 치게 된다. 다들 얼마 못하고 그만두게 될 거라 했지만 그래도 좌충우돌 6개월을 넘기게 되었다. 매일 새벽에 출근하여 7시 이전까지 배달을 완료해야 한다. 그래도 다행히 튼튼한 체력과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까닭에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하루 배달 수량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떨어져서, 보험료와 이것저것 제하고 나니 저축할 엄두는 나지도 않는다.

하나 좋은 것은 아무리 해도 빠지지 않던 살이 쭉 빠져서 전에 없던 기록적인 최소 체중이 나간다.


그녀는 오랜만에 택배일을 하루 쉬고, 서울에 올라왔다.

친구를 만나 저녁을 먹고 밤늦게 부모님 집에 들어갔다.

다음날 마주친 도우미 아주머니는 이렇게 귀띔했다.

언니는 요즘도 가끔씩 집에 와서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타간다고.

어머니는 얼굴이 통통 부어 있고, 아버지는 이제 귀가 잘 들리질 않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눈이 마주친 부모는 봉투하나를 내밀며, 그녀에게 말한다.


"우리 돈 없다..."


하얀 봉투 안에는 이십만 원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뒤로한 채 하염없이 울며 집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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