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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엘 DL Jan 03. 2023

할 수밖에 없는 환경 만들기

 -작은 의지로 이어갈 수 있는 습관 형성 : DON'T에서 CAN'T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23년이다. 나이를 생각하면, 오지 않아야 할 것 같은 새해가 이미 지나갔다.


이 맘 때의 직장인들은 다들 바쁘다.

애들은 방학을 했을 테고,

추운 날씨 때문에 밖에서 할 수 있는 놀이가 적어서 주말 내내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여간 쉽지 않다.

직장은 새로운 조직 구성, 새해 목표 등으로 또 정신없다.

게다가 늘 새해에는 잘 지키지 못하는 목표더라도 늘 새롭게 다시 다짐하는 순간이기도 한다.


우리나라 (아니 전 세계인가?)의 절대 지켜지지 않을 새해 3대 다짐을 아는가?

바로 "금연", "다이어트", "자기 계발"이다.


하나하나가 열정과 의지, 그리고 동기부여와 지속적인 관리가 되어야 하는 것들이다.

끝이 없는 관리로 정말 난이도 중에서도 최상급이다.


금연은 순간이 아니라 평생을 참는 거라고 했던가

다이어트는 사람의 기본 욕구, 식욕의 억제는 불가능하지 않은가

자기 계발은 항상 나보다 높은 곳에 있는 그 누군가를 향한 끝없는 행진이지 않은가


맞다.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공교롭게 이 세 가지를 모두 하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지켜지고 있다.

작년 이 맘 때는 이미 실패했거나 벌써 후회하고 있거나 이미 다음 해를 기약했었다.

어떻게 해서 180도로 바뀌었는가

그래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




묘책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많은 도움이 된다.

먼저, 확증 편향에 대해서 잠시 알아보자.

확증 편향(確證偏向, 영어: Confirmation bias)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이다. [2] 흔히 하는 말로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와 같은 것이 바로 확증 편향이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확증 편향은 열정과 의지가 충만할 때 - 특히 새해인 요즘에 새로운 목표와 습관, 루틴들을 계획할 때

마치 거부할 수 없는 그런 것처럼 착 달라붙어 따라다니며 결국 독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정도쯤이야"부터 시작해서

"이건 이렇게 하면 되지", "어 맞아, 이건 이거지"와 같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우리의 지켜지지 않는 3대 다짐에서 다이어트로 보면 쉽다.

다이어트를 계획한다. 하루 30분 정도쯤이야로 시작한다. 어떠한 운동이든 30분쯤이야가 된다.
시간이 잘 나진 않지만, 30분 정도 일찍 일어나거나 늦게 자면 된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하면 되지가 된다.
그리고 만만한 러닝 머신으로 정하며, 최근 기사를 본 것을 떠올린다. 뒤로 걷기를 하거나 팔을 함께 힘차게 움직이면 효과가 좋다는 것을 생각하며 맞아, 이건 이거지 하면서 마무리한다.


하지만, 어떤가 하루 만에 실패하지 않던가, 혹은 길어야 두세 번에서 멈추게 되지 않았나

 -아닌가? 사실 난 그랬다... 매번...


이런 확증 편향을 알기 전까지는 늘 그랬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열정, 의지, 동기부여는 나의 생각이나 신념일 뿐이다. 그것은 실체화되지 않은 결과이고 상상력일 뿐이다.

우리 뇌는 이때, 이런 생각과 신념, 실체화되지 않은 결과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매우 높아지는데, 그래서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않아야 될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그것들을 모두 할 수 있다고 단정해 버린다. 이게 내가 이해한 확증 편향이다.


딱히 묘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생각을 바꾸게 되는 단초를 주었고, 이 심리적 혹은 행동학적 정보가 내게 큰 변화를 주었다.





하지 않아야 되는 강한 의지보다 할 수 없는 그런 환경을 만들면 되지 않아?



맞다. 원리는 간단하다.


내가 하지 않아야 될 상황과 환경에서는 무엇보다 나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 그 결과를 결정짓는 반면,

내가 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에서는 그저 덤덤히 받아들이고 하게끔 만드는 메커니즘이다.


이 간단하면서도 명확한 원리는 우리의 확증편향을 무력화시켜줌과 동시에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한다.


그리고 습관과 루틴에서도 마찬가지다.

언제 180도 바뀌게 될지 모르는 내 의지보다,

언제 다시 차갑게 식어 버릴지 모르는 나의 소중한 열정보다,

Don't가 아닌 Can't의 환경을 세팅하면 - 조금은 절망스러운 감정은 들지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 (Can't)에서는

그래서 우리는 "이러면 해야 되잖아"부터 시작해서

"이건 이렇게 밖에 안 되겠네", "아.. 맞네, 이건 이럴 수밖에 없네"와 같이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보게 다.

앞서 예시처럼 우리의 지켜지지 않는 3대 다짐 중 금연으로 알아보자.

금연을 계획한다. 주변에 알린다. 그리고 SNS에도 다짐한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내기를 건다. "이러면 해야 되잖아"가 기본적으로 설정된다.

처음은 금연의 열정과 의지가 높다. 하지만 이 부분이 그리 오래가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의지만으로 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보건소 금연 클리닉에 등록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도움 되는 보조제 등도 보건소를 통해 구비한다.

무작정 금연 패치를 붙이고, 금연 껌을 씹고 하지 않는다.
보통 흡연 욕구는 자고 나서, 식사 전/후,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기 전 등으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 혼자 있지 않게 환경을 만든다.
 -모든 것이 되진 않을 수 있지만, 최대한 그런 환경을 만든다.

혼자 밥 먹지 않기, 스트레스받을 때 풀 수 있는 것들을 만들기 등이 환경 설정이다.
그럼에도 정말 참기 어렵고 힘들 때 보조제 등의 도움을 받고 그 위기를 넘기는 것이다.

그리고 금연 성공 일지를 작성한다.
작성한 일지를 주변에 알리고 SNS에도 올린다. 이 일지가 없을 때 금연 실패라는 공약도 걸어본다.
3개월 단위로 이산화탄소, 니코틴 양을 측정한다. 마찬가지로 알린다.

그런 환경을 설정하는 것이다.


혹시 '포카 케'라고 들어보았는가

이와 같은 원리는 실제 산업이나 여러 분야에서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포카 요케(ポカヨケ, poka-yoke)는 품질 관리의 측면에서 실수를 방지하도록 행동을 제한하거나 정확한 동작을 수행하게끔 하도록 강제하는 여러 가지 제한점을 만들어 실패를 방지하는 방법을 말하는 용어이다. 도요타의 시게오 신고에 의해 처음으로 고안됐으며, ‘실수(ぽか)를 피하다(除ける)’는 뜻의 일본어에서 왔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서 기어를 주차 상태 위치인 “P”로 놓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만들어 운전자가 자동차를 안전하지 않은 상태로 놔두고 나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한다. 또한 컴퓨터에서는 USB 장치의 플러그를 꽂을 때 뒤집어진 상태로 꼽으려고 하면 작동이 안 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인지 심리학 및 인간과 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에서도 이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실수를 방지하는 디자인 원리의 하나로 받아들여져서 이용하고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메커니즘은 사실할 수 없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사람이 하는 부분이라서 이런 원리가 100% 달성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내용이나 예시가 다소 억지스러울 수도 있고, 혹은 허무할 수도 있을 수 있다. 혹은 사람마다의 편차와 정도의 차이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열정, 의지, 다짐을 얼마나 시각화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이러한 목표, 습관, 루틴을 얼마나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나의 충만한 의지와 넘치는 열정 등의 추상적인 이런 개념, 원리를 얼마나 실체화, 구체화, 시각화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확증 편향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또한,

얼마나 진심인가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무엇인가 더 적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글 솜씨가 부족해서, 그리고 가진 정보와 경험을 모두 녹여내지 못하는 것도 못내 아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 그게 현실인 것을

그래도 뭐 어떤가 - 브런치에 주 2회는 글을 작성하겠다는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지켜가고 있는데.


부족하겠지만, 이런 경험과 내용들이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함께 남겨본다.




사진출처 : Photo by William Daigneault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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