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엘 DL Jan 09. 2023

습관은 명령보다 질문을 좋아해

-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서 습관을 만들어가기

난 땀이 너무 많아서, 냉수만 먹어.



열이 아주 많다.

자다가 베개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이 나기도 하며 누군가와 밥을 먹어도 나만 한 여름이다.

그래서 물을 자주 먹는다.


그럼에도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그래서 연거푸 먹다 보면 결국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된다. 당연한 인과관계겠지.

그만큼 시간을 허비한다. 


우리 몸 중에 장은 특히 차가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이렇게 냉수를 자주 먹다 보니 속이 좋지 않다.

그렇게 불편함이 더해진다.


그렇게 태어난 걸 어떡해라며 감정적으로 치닫게 되며 한숨을 쉰다.

악순환에 악순환이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도 난감했고, 그냥 그런대로 냉수만 먹는다.

나쁜 습관(버릇) 중에 하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내 모습을 한심하게 지켜보다 답답한 나머지, 나의 현자께서 한 줄기 빛을 내려 주셨다.

"뭐? 땀과 냉수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냉수만 먹어?"


"당연히 관계가 크.... 어?"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맞다 땀과 냉수는 사실 관계가 없다. 
물론 한 여름에 냉수는 시원함을 주지만, 갈증 해소를 위해 필요한 건 그저 물만 필요할 뿐이다.
갈증에 대한 심리적인 느낌으로 물과 온도가 합쳐진 잘 못된 판단 (어림짐작, 편향)이다.

이 순간, 무엇인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희망이 번뜩이며 지나갔다.





그냥 하면 되는지 알았지


사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그저 냉수를 정수로 바꾸면 되겠지라고 했던 것이 패착이다.

습관적으로(버릇처럼) 냉수를 먹었고, 

어쩌다가 정수를 먹어보고는 그 밋밋한 맛과 시원함이 없는 느낌이 싫었다.

나쁜 감정만 더 해지고, 그저 다짐과 의무감, 압박감만 더 해 갔다.


다시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일종의 트라우마와 같은,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나쁜 케이스다.


그렇게 반복과 반복의 과정에서 이 영역을 다시 보기로 했다. 즉  나쁜 습관을 바꾸기다.

나쁜 습관을 바꾸는 것도 달리 보면, 또 하나의 새로운 습관형성이다.


이때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다짐과 의무감, 압박감'이다.

다짐과 의무감과 압박감은 대게 명령을 수반한다. 이 명령은 상당히 거부감을 동반하는데, 우리 뇌는 이러한 것을 싫어한다. 아주 많이.


내가 그랬다. - 배운 건 아니다. 그저 무작정 부딪히고 도전하고 경험하며 알게 됐다.

"이제 어떡해야 하지?"


습관을 만드는 것도 어렵고 힘든데, 이미 습관(버릇)을 바꾼다고?

사실 막막했다. 많이 막막했다.


경험적으로 알게 돼서,

그래서 지금 결과적으로 쓰는 상황이라서 그 막막한 감정과 상황을 쉽게 쓰고 있지만,

습관을 바꾸는 습관은 그냥 한다고 되지 않는다.

그리고 명령한다고 듣지 않는다.

이미 습관 (혹은 버릇)이 된 것을 어찌 쉽게 바꿀 수 있겠는가

"그래, 사실 그냥 하면 되는지 알았지.."




내가 왜 어렵게 느끼고, 힘들어하지?


답답한 마음에 던진 질문이었다. 

답을 구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저 던진 질문이다. 그렇게 이 작은 질문을 반복했다.


그런 시간을 몇 번, 수십 번 반복하게 될 때쯤, 어느 순간 변화가 찾아왔다.

그 변화는 처음의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으로 이어졌다.


내가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 의무, 압박감, 명령(정수물 먹어!) 때문인가

어떻게 하면 정수물을 거부감 느끼지 않을까- 반반 섞어서 먹어볼까




사실 질문하는 것도 하나의 습관이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적으로 체득한 것은) 질문이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질문하는 것도 하나의 스킬인데, 이 부분을 너무 쉽게 생각할수록 오히려 

막막함과 힘듦, 거부감과 어려움에 이런 습관 (질문하기 등)을 기피하게 된다.


이는 질문뿐만 아니라 모든 습관에서 마찬가지다.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쉽고, 간단하게 시작해야 한다. 

해결하기 위한 질문이 되든, 집중하기 위한 질문이 되든, 원리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이 되든

쉽고 간단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냉수를 정수로 바꿔 먹기는 하나의 행동이다. 그래서 이 문장처럼 간단하고 쉽지 않다

(않을 수 있다. 나에겐 쉽지 않았지)

즉, 이 행동에 대한 것도 혹은 이 행동을 실행하기 위한 질문들도 쉽고 간단하게 나눠야 한다.


"무엇이 어려운가?"와 같은 포괄적이고 어려운 질문보다

"냉수보다 정수물이 목 넘김이 쉽지 않은데 어떻게 할까?"와 같은 구체적이고 행동지향적인 질문

 혹은 -

"정수물을 먹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와 같은 시작, 트리거 같은 질문이 좋다.


무식하지만, 이런 것들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반복, 경험을 통해 조금 알게 됐다.


많은 길을 돌아오고, 잘 되지 않아 감정적으로도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해내고 있다.

"내가 그렇지만, 그래도 성공하고 잘하고 있으니까! "

"끝이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은 시작과 과정이니까.. "




그렇다. 우리는 "해야 해", "반드시 마무리해", "이 건 지켜야지"와 같은 명령어보다

"이건 어떻게 생각해?", "이건 왜 이렇지?" "이렇게 하기 위한 먼저 해볼 건 뭘까?"와 같은 질문을 좋아한다.


꼭 습관이 아니더라도 -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 되지 않는다면, 명령보다 작은 질문들을 해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작은 질문으로 이 어려운 것들을 해결해 나갔다.


우리는 (뇌는) - 특히 습관에서는

명령보다 (작은) 질문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중요한 것은 작은 시작과 그 과정에서의 성공, 성취감부터다.

습관형성을 하며, 루틴으로 함께 관리하면서 가장 와닿는 말이 있다.

만류귀종
 -모든 물줄기와 수없이 많은 물결 그리고 흐름이 결국 바다에 가서 하나가 된다는 말이다.
 -출처 : 검색 (위키피디아)


결국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도 만류 귀종이다.

습관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도 만류 귀종이다.

습관뿐만 아니라 인생을 위한 계획과 실행도 결국 만류 귀종이다.


무엇이든 작은 시작과 그 과정에서 성공, 성취감을 얻는다면 그것이 가장 큰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 인생은 이 과정의 연속과 반복이 아닐까


무엇보다 여기서 원리와 이치를 조금씩 깨닫고, 알아가며 자신만의 방법, 결을 만들어야 한다.


이 무슨 거창하게, 혹은 말도 안 되게 습관, 경험, 도전에서 인생의 방법론, 결이 나오는가 하겠지만

이 세상의 모든 거창하고 큰, 원대한 것들은

사실 이렇게 작은 것들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단순한 수분섭취와 냉수를 정수로 바꿔먹는 이 작은 습관은

지금 이런 얘기를 낳았고, -습관의 형성 원리의 하나의 사례

이 과정에서 인생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자존감과 자신감도 키우며,  - 자아실현의 시작들

이 작은 성공감과 성취감으로 또 다른 것들을 만들어가는 트리거가 될 것이고, - 내/외적 동기부여들

그 시작은 또 다른 인생을 만들어 갈 것이다. - 결국 습관으로 인생을 만드는 이야기들이 될 지도





난 어떤 바다가 될 것인가


지금 나의 물줄기는 몇 개일까


그중 하나의 물줄기는 지금 어디쯤일까


이런 생각, 도전과 경험, 그래서 인생이 어렵고 힘들지만 살만한 것이 아닐까


그래-오늘, 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사진출처 : Photo by Max Saeling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할 수밖에 없는 환경 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