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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엘 DL Dec 30. 2022

작은 변화가 쌓이면 도전이 된다

-단 1분으로 시작하며 쌓는 성취감과 성장감으로 도전하기 : 운동 편

사실 핑곗거리가 필요했는지도 몰라

보통 우리는 원하고, 바라는 어떠한 모습과 결과를 떠올릴 때, 마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비례한 어쩌면 더 거창한 준비와 계획, 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헬스장도 가야 되고

PT도 받아야 되며

땀 흡수와 활동이 편한 운동복에

혹시라도 헬스장에 못 가면 집에서라도 해야 되니 운동기구도 사야 하고

분주히 준비한다. 오로지 운동을 하기 위한 준비만을 위해.


하지만, 정작 모든 준비가 되면 문제가 생긴다.

삶이 바쁘다. 그리고 피로하고 피곤하다.

약속도 많고, 해야 할 것들도 많으며 잠도 부족하다.

"바쁘니까,.. 뭐뭐 하니까. 어쩔 수 없지"라는 위안과 합리화부터 시작해서

"의지박약인가.."의 자책, 결국은 "아... "로 끝나는 자괴감과 감정 소모까지 간다.


내가 그랬다.

혹은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그런가 보다.

뭔가 준비를 잘해야지만 잘할 수 있을 것만 같고, 그래야만 마음이 편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는 보기 좋게 늘 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어쩌면 이 정도까지 했는데 어쩔 수 없다는 핑곗거리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결과는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신념을 (뒤늦게) 갖고서..

온 세상이 눈으로 가득했던 어느 겨울날.

이미 마음은 밖에 나가서 뛰어놀고 있는 아들과 함께 눈 사람을 만들려고 집을 나섰다.


아빠부심인가. 그래도 멋지고 그럴싸하게 만들어 주고 싶은 내면의 욕망이 함께 치솟았다.

머릿속에는 그동안 보아왔던 멋진 눈사람을 기준으로 필요한 준비물을 빠르게 분석한다.

모자, 목도리, 나뭇가지, 겨울이니까 초록과 빨간색의 조합, 돌멩이, 당근(?)까지.

오... 뭔가 그럴싸해 보인다. "겨울 왕국의 올라프를 만들어주마. 으하하하"


사실 중요한 것은 눈사람이 아니다.

그건 순전히 아빠부심이자 욕심 아닌 욕심이다.

그리고 멋진 눈 사람보다 눈 사람을 만드는 과정에서 함께 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준비물을 열심히 준비하고, 막상 눈 사람을 만들 때 깨달았다.

해가 지고 있어서 시간이 많지 않았고,

추워지고 있었으며 사실 내가 눈 사람을 잘 못 만드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엉뚱하게도 "어? 이거 내가 운동할 때 실패했을 때의 상황인데?"의 데자뷔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느꼈다.




이래서 내가 실패하고 또 실패하는구나...

눈 사람을 만드는 것의 핵심은 눈 사람이다.

멋진 눈 사람이든, 괴물 같은 눈사람이든 먼저 눈 사람을 만들고 나서 생각해볼 상황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멋진 몸매든, 그냥 마흔의 아저씨 몸매든 일단 운동을 하고 나서 고민해볼 상황이다.

운동복이든, PT든, 운동기구든 그런 것보다 먼저 말이다.


아들의 동심을 본의 아니게 망쳐버린 그날 이후 생각과 행동을 바꿨다.

무엇인가를 할 때는 그 본질과 핵심을 먼저 해보기로.


이 작은 변화는 사실 꽤 큰 효과가 있다.

몇 번의 시행착오는 거쳤지만, 나름의 기준과 절차를 만들기도 했다.

그중 한 가지는 가장 기본이면서 중요한 "일단 1분만 해보기"이다.

 -함께 읽으면 도움 되는 글 :https://brunch.co.kr/@designthelife/38 


그렇게 돈 들이고 마음 고생하며 시작조차 어려웠던 내 나름의 운동을 8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정말, 1분만 했다

부끄럽지만.

사실 처음엔 1분도 못했다..

얼마나 메타인지가 낮았으면 나 스스로 1분쯤이야 생각했겠는가.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 달이 돼 갈 무렵 쉬지 않고 1분을 할 수 있었다.


시작은 맨몸 운동이다. -푸시업, 스쿼트, 밴드-어깨운동

나의 첫 푸시업을 보면 -군 제대 후 20여 년 동안 하지 않았다는 핑계도 있었지만

1분이 웬 말인가. 그만큼 결과는 충격이었다. 단, 3개.. 그리고 너무나 아픈 손목.


그럼에도 단 1분만, 하루 1440분 중에 1분 (0.0007%)을 떠올리며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해 온 결과.

지금은 쉬지 않고 40개 정도. 장족의 발전이다!




그렇게 범위를 넓혀갔다

다음은 스쿼트 그리고 밴드-어깨운동 나아가 유산소(조깅, 러닝머신)까지.


러닝머신까지 가는 과정에서 체력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1분의 성취감이 쌓이고 쌓여 자신감과 성장감을 함께 만들어가며

무엇보다 U자형 어깨, 굽은 허리, 구부정한 자세가 많이 교정돼서 통증도 많이 완화됐다!

그리고 러닝머신은 최소 2~30 분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에

지금까지 주 3회 30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6분 시속 6.5KM, 4분 시속 10.1KM 3회 반복 중)


이렇게 자신감을 키우고 성취감과 성장감을 쌓아 온 지금 시점에는 비로소 제대로 된 운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정말로 "몸짱"이 되어 본다거나, "마흔 다섯 되기 전에 바디프로필 찍어보기", 혹은 "스쿼시, 테니스처럼 좀 더 전문적인 운동을 해볼까?"와 같은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이런 도전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변화를 만드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운동을 잘하시는 분들이 보면 우스운 얘기일 수 있다.

혹은 나와 비슷한 연령에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분들은 공감할 수도 있고 되려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나 역시도 몇 개월 뒤, 몇 년 뒤에 이 글을 다시 볼 때쯤은 회상에 젖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한 것들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과정일 뿐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다.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도, 그것들을 쌓아가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가는 것도.

결국 나 자신.


어떤가, 지난 8개월 전, 하루 1440분 중에 1분을 켜켜이 쌓아온 얘기가

이제는 1분만이 아니라, 그보다 많은 시간, 하루에 더 자주 할 수 있는 과정의 얘기가


나도 이렇게 하는데,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군가와 함께 달려보고 싶다. 함께 도전하고 싶다.


'23년의 도전은 이렇게 또 시작한다.





노션기반-습관/루틴 트래커 기록(웹페이지) : 운동 편

 -https://www.designthelife.kr/routine-health


사진출처 : Photo by Meagan Ston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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