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나마 세상을 바꾼 그 시절의 혁신을 찾아서
뭐든지 더 새롭고 빠른 것이 환영받는 세상. 돌이켜보면 작은 변화와 시도들로 인해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야속하게도 우리들은 금세 그것에 적응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의 혁신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그게 뭐 대단한 거라고' 평가하기도 하죠.
아이디어란 것은 원래 완성 상태로 떠오르지 않습니다. 오직 행동하는 과정을 통해 명료해질 뿐입니다.
- 마크 저커버그
네 그렇습니다. 그 시절의 혁신을 통해 영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몇 회까지 할지는 모르겠으나, 시작이 반이라 하더군요.
1900년도 초반 당시는 회중시계가 주류였습니다. 손목시계는 정확도가 떨어져 여성들의 장신구 이상의 가치는 없던 시절이었죠. 그러나 1926년 어느 날 시계 브랜드 ROLEX는 완전 방수 기능을 탑재한 손목시계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마케팅 능력을 보여줍니다. 여성 최초로 도버 해협을 수영으로 횡단한 메르세데스 글리츠(Mercedes Gleitze)가 15시간에 걸쳐 도버 해협 횡단에 성공했을 때, 그녀의 손목에는 ROLEX의 방수 손목시계가 걸려있었고 정확히 작동하고 있었죠.
ROLEX는 이만큼 극한의 환경에서도 시계가 무리 없이 작동하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깊은 바닷속과 에베레스트 정상에서도... 현재 ROLEX에는 자체적으로 굉장히 디테일한 낙하, 온도, 습도, 염도, 먼지 등 시계가 고장 날 수 있는 극한의 상황을 설정해 놓은 상품 테스트가 있다고 합니다. 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좋은 상품으로 인정받아 판매까지 이어진다고... 이미 지옥을 다녀온 시계... 보증기간은 5년...
1956년에 다시 한번 ROLEX가 사고를 칩니다. 지금은 클래식의 대명사가 된 Day-Date 모델을 출시했는데요. 당시에 최초이자 유일하게 요일을 약자가 아닌 풀네임으로 보여주는 시계였습니다. 날짜를 돋보기처럼 볼록 튀어나온 유리로 강조하는 '사이클롭스' 창 역시 이 당시 혁신의 성과입니다. 근시가 심해 시계의 날짜를 잘 알아보지 못한 창립자 빌스도르프의 두 번째 아내를 위한 작은 배려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흔해져 버린 방수 손목시계. 0.0001초 마저 디지털로 표현되는 정확한 시계들 속에서, 안정성과 정확함의 기원을 찾아 올라가 보면 결국 ROLEX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품의 상징이 되어버린,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예물 시계로 인기 좋은, 그래서 저의 아름다운 와이프 왼쪽 손목에도 우아하게 걸려있는 그 시계가 이런 혁신의 브랜드였다니! 여보, 보고 있지!
저에게 있어 시계는 사치품입니다. 저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는 아이폰입니다. 애플워치도 없어요.
그동안 가진 재주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아온 것 같아 부담이 됐었는데요. 내려놨습니다.
밑천이 드러난 얕은 지식을 감추지 않고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롤렉스 인스타그램 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