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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너마저 Jan 28. 2017

너를 꼬시기 위한 UX 디자인

인간의 구석구석을 찌르는 영리한 UX 디자인

#0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어!!


마음에 드는 이성을 꼬시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본 경험, 다들 있을 겁니다. 그 이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좋아하는 선물도 사보고 싫어하는 행동을 피하고 여러 방법으로 어필해봤을 텐데요. 


UX 디자인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돈으로 살 수도, 몰래 훔칠 수 도 없는 사용자의 마음. 웃기지마, 이젠 디자인으로 사겠어. 얼마면 돼! 얼마면 되겠어?!!

UX디자인...얼마나...줄 수 있는데요...?


#1 줄어든 옵션과 똑똑한 기본 설정


오우야 나 뭐 눌러야 돼?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좋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주관식과 객관식 문제 중에 어떤 문제가 더 마음이 편하던가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너무 많은 선택지와 옵션에 당황합니다. 너무 많은 선택을 요구하게 되면 사용자는 꾸물거리게 되고, 꾸물거리다가 결국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것을 선택하게 됩니다. 혹은 누군가 대신 선택해 주기를 기다리죠.  


경우의 수를 줄여줄게


그래도 불가피하게 많은 선택지를 노출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비스 공급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직접 대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합니다. 상품 검색의 경우 상세 검색 옵션으로 가격대/색상/브랜드/사이즈 등으로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 선택지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2 분노를 피하라


이거 레알임

사용자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우리는 사용자로부터 큰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참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제한된 서버 용량과 네트워크 환경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장애와 접속 에러는 정말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입니다.


에러 또 에러


이러한 장애 페이지를 피할 수 없다면, 그것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게 대안일 텐데요.


해외의 윾쾌한 404 에러 발생 페이지, 게임까지 할 수 있다.

이미 발생한 장애 상황, 분노를 일으킬 만한 상황이라면, 위의 예시처럼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도 되고 순간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엉뚱함과 기발함, 유머를 통해 사용자의 분노를 피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큰 사고의 경우 진지하고 진심을 다해 사과해야겠지만요.




#3 '메타포', 유도하는 영리함을 갖추자


affordance  [명사] (실험심리학) 행동 유도성


UX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생각, 관습화된 인식 패턴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고려해 디자인된 UX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말은 쉽죠. 하지만 막상 하려면 잘 안됩니다. 기술 중심으로 생각하면 어렵지만,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하게 해낼 수 있는 것이 UX입니다. 이러한 시각의 전환이 큰 차이를 만들기도 하죠.


이거 모르면 파일도 못 지우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빌!

MS-DOS 시절에는 파일 하나를 지우려면 지우고 싶은 파일 이름을 기억하고 'del'이라는 명령어까지 알아야 했습니다. 영어모르면 파일 하나도 못지우는 어둠의 시대가 있었던 거죠.


하지만 윈도우즈가 등장하면서 휴지통이라는 '메타포'를 사용하게 됩니다. '메타포'란 '비유'라고 할 수 있는데, 정말 쓰레기를 휴지통에 버리는 듯한 '메타포' UX를 추가해 누구나 쉽게 파일을 지울 수 있는거죠! 


왠지 모르게 휴지통에 파일을 넣어야 할 것 같처럼 유도하는 겁니다. del? 몰라도 됩니다! 이제 우리는 파일을 휴지통으로 끌고 가면 파일이 지워지고, 심지어 휴지통에 휴지가 꽉 찬 모습까지 볼 수 있죠! 퍄퍄퍞

여러분은 휴지통 디자인의 변화를 보고 계십니다.

이렇게 매력적인 '메타포'를 잘 쓰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기억합시다 '메타포'!



#4 보상의 힘 - 나의 성취감을 널리 꼭 알려라


보상의 힘은 어떻게 보여주는 가가 중요합니다. 보상의 그 가치가 충분히 드러나게 티 나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한거죠. 


무슨 말인지 잘 와 닿지 않는다고요? 비행기 좌석 승급을 공짜로 해준다면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요? 비행기에서 분주하게 탑승하는 일반석 승객들은 꼭 지나치게 되는 비즈니스, 퍼스트 클래스석. 그들의 여유롭고 느릿느릿함을 부러워한 적이 다들 있으실 텐데요. 시기와 질투를 느끼게 함으로써 자신도 꼭 저기에 가리라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보상의 힘. 열심히 성취한 사람에게 보상을 해주고 그것을 티 나게 하면 그것을 얻지 못한 이들은 알아서 동기부여를 받고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항공 마일리지처럼 보상에 따라 누적되는 이익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일리지를 통해 얻게 되는 좌석 승급, 라운지 이용처럼 자신의 지위를 널리 널리 '티 나게' 알리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PAYCO - 지난달 이용 금액에 따른 당월 혜택 범위


쇼핑몰이나 결제 서비스의 경우라면, 구매금액에 따른 회원 등급을 나누고 등급마다 혜택에 범위(적립금, 할인폭, 승급 선물 등)를 달리해서 소속감을 높이고 성취감을 얻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5 사람이 먼저다


모든 서비스는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사람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사용자와 그 상황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먼저입니다. 소니에서 워크맨을 만들 때, 그들이 만든 것은 오디오 기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성공은 커피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고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제공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물론 제품의 품질은 말할 것도 없는 최고였죠.


이처럼 사용자와 상황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선봉에 세우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한 기술력을 탄탄히 구성했을 때 그 서비스는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위에 나열한 다섯 가지는 얼핏 대단하지 않을 수도, 어쩌면 익히 들어 봤을 법한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소한 내용과 디테일이 단순히 '돌아가는' 서비스에서 '멋진' 서비스로의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느낄 것입니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UX/UI 디자이너'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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