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던 나의 하루하루
1년 동안 독일에 거주하고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지내면서 기록으로 남긴 사진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미 많은 블로그나 다양한 채널에서 독일 유학/취업 등에 관한 자료가 많은데요, 제가 공유하는 사진들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어떠한 보정도 거치지 않은 사진들이기 때문에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보시고 '독일에서 살면 이렇겠구나'정도 느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수업 중인 모습과 빈 강의실, 쉬는 시간의 학생들입니다. 수업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또 하나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교수님이 가르치고 학생이 듣고 배우는 시스템이 아닌, 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는 더욱 철저해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작업내용과 퀄리티라면 남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말할 수 없을 테니까요. 그것도 영어나 독일어로 말이죠.
쉬는 시간에도 자유분방한 모습입니다. 특히 저 날은 독일답지 않은 따뜻한 햇빛이 잘 드는 날씨여서 다 같이 야외에 앉아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네요.
학생 식당에서 제일 흔하게 주문하는 Currywurst. 맛있어 보이나요? 사진은 저래 보여도 맛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독일 하면 소시지죠.
도서관과 학과 사무실, 게시판 모습입니다. 대학교 도서관의 경우 서적이 굉장히 많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독일의 대학은 공립이기 때문에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고 대출이 가능합니다. 그만큼 일반 시민들이 대학을 자연스럽게 존중하게 되고 서로 교류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관리도 그만큼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시판에는 대부분 기숙사 매물, 개인 물품을 사고팔기 위한 쪽지, 동호회 활동을 모집, 연주회 공지 등이 대부분입니다. 좀 지저분한 느낌이지만 뭐 좋습니다.
갑자기 웬 운동 사진이냐고 하시겠지만, 독일은 생활 체육시스템이 아주 잘 갖춰져 있습니다. 대학생이라면 모든 스포츠 활동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축구, 농구, 배구, 하키부터 에어로빅, 탁구, 발레, 태권도까지 모든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레벨별로 요일과 시간이 나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대신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옷차림이면 참여할 수 없습니다.
시스템이 잘 돌아가기 위한 규제는 엄격합니다.
실크스크린 프린트 워크숍 모습입니다. 실크스크린뿐만 아니라, 타이포그래피, 북바인딩 등 다양한 워크숍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그만큼 인기가 많아서 마감이 빨리 되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에 요청을 하면 추가로 클래스를 개설해주기도 했는데요. 저는 북바인딩과 실크스크린 워크숍을 수강했었는데 실크스크린은 4시간 1회, 북바인딩은 4시간 4회로 진행했습니다. 한국에서 공방을 찾아서 해보려고 하니 은근히 비용이 부담되더군요. 독일에서 공부할 기회를 얻게 된다면 꼭 한번 참여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딱히 설명이 필요 없겠네요. 치즈와 소시지 천국입니다.
Litter Sport 초콜릿 올리브영에 많던데... 독일에서 굉장히 싸요. 사진에는 없지만 하리보 젤리도 저렴합니다. 정말 살찌기 좋은 나라입니다.
PFAND 이거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병을 넣으면 돈을 주는 기계입니다. 유리병, 페트병, 캔 등을 모아서 마트에 설치된 Pfand(판트) 기계에 넣으면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주거나 마트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할인권을 줍니다. 모든 병류 제품에 판트 금액만큼을 붙여서 판매하기 때문에 회수율이 굉장히 높고 거지들도 돈을 벌기 위해 공병을 줍기도 합니다. 아무튼 재미있고, 시스템만큼은 확실한 느낌의 독일입니다.
처음 독일에서 적응이 잘 안되었던 점입니다. 공공장소와 교통수단에서 강아지가 늘 보입니다. 저렇게 큰 강아지도 물론 자주 보입니다. 그래도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독일 내 모든 강아지들은 특정 교육을 받게 돼있어서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짖거나 물지 않아요!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킨헤드 굉장히 많습니다. 겁먹지 마세요. 그들 눈에는 우리가 이방인입니다!
커피와 티 문화가 굉장히 발달돼있습니다. 모든 동네마다 유서 깊은 카페 하나 씩은 있고 특색 있는 메뉴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티는 페퍼민트 티였던 거 같은데 감기에도 좋고 향도 좋아서 즐겨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동네마다 유명한 카페를 찾아보고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동네를 거닐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가구매장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샘, 리바트, 시디즈가 보인다면 독일에서는 허먼밀러, 판톤 체어, 알바 알토의 의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카피 제품이 아닌 오리지널로 말이죠. 그리고 수준 높은 박물관과 전시가 많이 있고 한 달에 하루는 학생을 위한 무료입장도 있으니 다양한 전시를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상에서 마주치게 될 전철역과 플랫폼, 마을 광장, 맥주입니다. 맥주는 정말 끝내줍니다. 독일인 친구에게 한식당에 데려가 한국 맥주를 맛 보여줬더니 표정이 안 좋았습니다. 다 마시지 못하더군요. 독일 맥주 좋습니다!
갑자기 웬 축구사진이냐고 하시겠지만! 독일에서의 주말은 축구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듭니다. 보통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후는 분데스리가 경기 일정이 매주 잡혀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 홈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거의 축제 분위기. 2002년의 우리나라처럼 독일은 주말마다 이렇습니다. 주말에 기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다 보면 원정 응원을 하러 떠나는 축구팬들도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신기한 건 가족단위가 많다는 것과 응원을 거의 스탠딩으로 한다는 것, 응원하면서 술 담배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그들의 문화이니 저도 즐겼습니다.
아무래도 유럽이 처음이다 보니, 주말마다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났었습니다. 돌아온 지 몇 년이 됐지만 아직도 더 많이 다니지 못한 게 아쉽네요. 독일은 인접국가가 굉장히 많다 보니 조금만 부지런하면 많은 나라를 여행하실 수 있으니 꼭! 다니시길! 기차가 굉장히 잘 돼있고 버스도 노선이 많고 기차보다 굉장히 저렴합니다. 참고하시길!
다양한 심벌입니다. 같은 숫자도, 공공 표지판도 표현이 참 조형적이고 이쁩니다. 참고로 독일 내 모든 도로 표지판은 DIN폰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독성과 정보전달에 굉장히 효과적이고 클래식해서 질리지 않는 DIN!
'움라우트'. 알파벳 위에 땡땡 표기된 것을 '움라우트'라고 합니다. 독일어 키보드는 특수문자도 우리가 한국에서 사용하는 키보드와 다릅니다! 적응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습니다. 독수리 타법처럼 키보드 보면서 위치 찾아가며 타이핑했던 기억이 나네요. 낯선 곳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부분에서부터 사람을 소심하게 만듭니다.
화장실 낙서는 어딜 가나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문구나 선정적인 내용도 많지만, 저 사진의 BVB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국구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구단의 약자입니다. BVB! 저도 팬입니다!
Echte Liebe!
리얼 러브!
이만 줄이겠습니다.
두서없이 적었는데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