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강의 다리와 저도 연륙교 다리 사이에서 피어난 웃음
가리비의 단맛
누적된 피로가 공기 중에 흩어지길 바랐어.
언제부턴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억눌림 현상은 의도치 않게 내편이 되어버린 거 같았거든.
젠장, 내 곁을 떠나길 싫었나 봐.
하지만 이제 와서 어쩌겠어.
길고 긴 삶의 여행길에 부담이 될지라도 보듬고 위로하면서 가야 한단 생각 말고는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더라고.
그러던 중 어떤 소속과의 관계 사이에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 나를 보았어.
말하자면 믿었던 동료의 배신이었지.
나아질 거라 믿었던 관계는 결국 생채기를 내고 말았어.
내면에 갇힌 울림이 저 깊은 바다로 흘러가나 싶었지.
그런데 파도를 닮은 갈등은 두리번거리기만 하더라고.
답답했어.
여행이라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지.
피곤에 지친 날카로운 감정에 포착된 콰이강의 다리와 연륙교 다리 사이에서 맛본 가리비의 단맛.
덕분에 소통의 문이 열리고 어떤 구속에서 벗어난 듯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지.
여행의 절정에 머문 순간을 오래 담아두고 싶었지만.
다시 재촉하는 삶의 시간에 말없이 내어주고 말았어.
담담하게 순응하기로 마음먹은 게 편한 거 같아서.
지금 난 어둠의 터널을 뚫고 달리는 중이야.
터널을 벗어날 희망이 있다는 건, 꿈을 꾸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할미꽃 꽃망울이 눈웃음을 주는 거 같아 행복했어.
고마워.
이엔에프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