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대상이 있다는 건
사랑해 동백꽃
차가운 공기에 익숙한 듯 한겨울 동장군 추위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거 같아.
겨울 아이를 닮은 어떤 친숙함 때문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었어.
그즈음 남쪽 나라 앞마당 뜰에선 붉게 물든 동백꽃 사랑이 넘실거렸지.
차가운 햇살 속에 피어난 동백꽃 꽃잎을 보노라면 헛헛한 마음까지 녹아지는 거 같아.
따스한 전율에 안기는 느낌이랄까.
그러기에 겨울 한복판 같은 외로움에도 견딜만하지 싶어.
어쩌다 눈이 내린 풍경에도 기죽지 않은 동백꽃.
하얀 눈을 배경 삼아 도도한 맵시를 뽐내며 지나간 나그네도 끌어당긴 힘은 과히 매력적이라 아니할 수 없지.
그 힘에 반하여 한순간에 빠져든 사람들.
어디 그뿐일까.
땅에 떨어진 순간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당당함이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란 말인가.
보면 볼수록 당돌하기 그지없는 어여쁜 꽃잎들은 어쩌자고 평온 중인 나를 자꾸만 흔들어대는지 알 수가 없어.
그런데도 나는 겨울에 핀 동백꽃이 참 좋아.
가끔 힘든 세상과 맞설 용기가 없어질 때면 아랫목 같은 남쪽 온기가 그리워진 이유.
이제야 조금 알 거 같아.
관심의 대상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거 같아.
사랑해, 동백꽃.
이엔에프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