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지금부터
진달래야
얼음 같은 밤이 지나는 동안
살을 도려낸 듯한 시린 아픔이
뼛속까지 침투해 와 공격하는데
무기력에 빠진 나는
언제쯤 돌아오려는지
너의 안부가 그리워
나의 외로움이 벅차오를 때
무작정 너에게로 갔다는 걸
너는 아니
그러던 어느 따사로운 봄날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방실방실 미소 짓는 너에게 반하고
난 다시 살 소망을 찾았었지
분홍빛 생동감을 마주한 순간
차곡차곡 쌓여 있던
내면의 아픔까지 치유가 되는 듯,
너의 야들야들한 살결이 비로소
나의 발가벗은 몸을 감싸 온다
나를 품고
나를 어루만진 어여쁜 진달래야
가지 마라, 나를 두고 가지 마라
너 없이 다시 밤을 맞이한다는 생각
아직 하지 못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