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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는(INTERESTED)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마음 상태

by 이엔에프제이

최근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무엇인가요?

관심은 대개 큰 소리로 오지 않는다.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종을 울리지도 않는다.

그저 내 안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무는 생각 하나로 시작된다.


퇴근 후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한 날이 있었다.

별것 아닌 기사 하나를 두 번 읽었다.

처음엔 스쳐 지나갔고 두 번째는 멈춰 읽었다.

세 번째는 저장했다.


그때 알았다.

아, 내가 여기에 관심이 있구나.


관심은 이상하게도 체온이 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지만, 분명히 손끝에 남는다.

관심이 없는 일은 잊히고 관심이 있는 일은 남는다.

바쁜 하루를 통과해도 저녁이 되어도 잠자리에 누워 불을 끄고 나서도.


상담실에서도 그렇다.

누군가의 말이 유난히 오래 남는 날이 있다.

같은 시간을 듣고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어떤 말은 휘발되고 어떤 말은 밤까지 따라온다.


“괜찮아요.”

그 아이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그 ‘괜찮아요’에 오래 머물렀다.

표정은 괜찮지 않았고 손은 꽉 쥐어져 있었고 말의 끝은 작게 떨렸다.


관심은 질문을 만든다.

왜일까.

어디에서부터 일까.

정말 괜찮은 걸까.

관심 없는 사람은 묻지 않는다.

묻지 않는다는 건 편하다.

마음이 덜 흔들린다.

대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종종 내 삶이 너무 복잡한 이유를 관심이 많아서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표정에 관심이 있고, 내 글의 리듬에 관심이 있고, 통장 잔고의 숫자에도 관심이 있고, 앞으로의 5년에도 관심이 있다.


관심은 에너지를 쓴다. 그래서 피곤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관심이 사라지면 더 허전하다.

한때는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던 날들이 있었다.

그저 해야 할 일만 처리하고 더 묻지 않고 더 들여다보지 않던 시간.

그 시절의 나는 덜 흔들렸지만, 덜 살아 있었다.


관심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마음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증거.

여전히 무언가를 향해 고개를 돌릴 수 있다는 증거.


글을 쓸 때도 그렇다.

한 문장을 붙들고 오래 씨름하는 건 그 문장이 잘 쓰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문장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관심 없는 문장은 쉽게 써진다.

관심 있는 문장은 쉽게 놓이지 않는다.


나는 요즘 관심의 방향을 자주 생각한다.

어디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있는지, 어디에는 아예 등을 돌리고 있는지.


경제적인 불안에만 관심이 쏠리면 세상은 위협으로 가득 차 보인다.

아이들의 작은 웃음에 관심을 돌리면 하루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관심은 확대경과 같다.

무엇을 확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감이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묻는다.

오늘은 무엇에 관심을 둘 것인가.


타인의 시선에?

과거의 후회에?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걱정에?

아니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의 눈동자에?

따뜻한 차 한 잔의 김에?

쓰다 만 원고의 다음 문장에?


관심은 사랑의 전 단계이기도 하다.

사랑은 갑자기 시작되지 않는다.

오래 바라본 마음에서 시작된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늘 흔들린다.

미리 걱정하고 아직 오지 않은 일을 상상하며 혼자 지친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걱정에 관심을 너무 많이 주고 있구나.

관심을 거둬들이는 연습.

필요 없는 것에서는 조금씩 빼고 소중한 것에는 더 오래 머무는 연습.

그게 어쩌면 어른이 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관심을 고른다.

누군가의 말끝에 아이의 숨결에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 자신에게.

관심 있는 마음은 조용히 다가오지만 한 번 자리 잡으면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무엇에 오래 머무는 사람인지 가끔은 천천히 돌아본다.


그 자리가

곧 나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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