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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엔에프제이 Mar 16. 2020

만남,

그 한 사람을 위해


그네들을 만나


그날은 몹시 추웠다

그네들을 만나기 위해

내가 먼저 치유받던 날,

선물 같은 함박눈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사는 날 동안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을 멈추지 않겠노라고


파릇파릇 새싹이 피어오를 때쯤

홀로 아파하는 작은 손을 잡아주고 싶어

나를 에워싼 거친 아픔도 견딜만했는데

언젠가 누군가는 알게 될 그날이 올까

아니, 그런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루만짐의 손길이

숨바꼭질하듯 그네들을 만날 때

마침내 숨겨 놓은 비밀이 터트려지고

내면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자유를 갈망하던 외로움의 흔적은

비로소 만개한 벚꽃처럼 해말 간 웃음 짓는다


힘들고 지친 삶의 한 자락이라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작은 사랑이

아직 내게 남아있다면

한 사람 또 한 사람, 그 한 사람을 위해

나머지 절반의 시간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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