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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엔에프제이 May 10. 2020

피다 만 꽃 말고,

나도 끝까지 사랑받고 싶다고


피다 만 꽃 말고



또 나 때문이야?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내가 원해서 세상에 나온 건 아니잖아

이런 세상이었다면 차라리 돌아가고 싶어

그거 알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의 기분은 어떤지

나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내가 왜 거짓말을 하는지

내가 왜 필요도 없는 물건을 훔치는지

내가 왜 상대방을 때리고 싶었는지

전적으로

한 번이라도 내 입장에서 물어본 적 있었냐고


두 사람의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내가 왜

비난받으며 살아야 하는데

나도 떳떳하게 당당하게 무리 속에서 웃으며 살고 싶어

그런데 왜 내 웃음은 늘 피다 만 꽃처럼 웃다 마는지

나도 모르게 왜 주변 눈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어

다른 바라는 게 없다는 거 알잖아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어

난 연예인도 아니고 분명 죄인도 아닌데

왜 세상은 나를 보며 수군거리는지 모르겠어

때때로 숨이 막혀 죽을 거 같은데

어디에도 내편이 없다는 거

그게 얼마나 슬프고 아픈 건지

세상에 홀로 버려진 느낌 그거 아냐고


난 아직 어른이 아니잖아  

나도 위로받고 온전한 사랑받으며 살고 싶어

혹여 절반의 사랑일지라도 행복이란 거 느껴보고 싶었다고

내가 행복하길 원한다면서

내가 더 아프지 않길 원한다면서

정작 나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런 내가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나도 나를 모르겠어

지긋지긋한 감정싸움 이제 그만해

제발 나를 팔지 말지 마, 충분히 지쳤어

나를 놓아줘, 나도 좀 쉬고 싶어

그리고 내가 느낀 원망과 미움의 감정들

더는 밟지 말고 존중해주면 좋겠어

그때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가면 서로 이해하는 날 오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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